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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XI NEWSCLIPPING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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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XI NEWSCLIPPING Contents
Website : 로 오시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WEXI NEWSCLIPPING Contents 제 213호 내 사람만 챙기는 '거래적 리더십'은 '조폭 리더십'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승(全勝)전략, 한국의 어머니에게 배워라 공통점 찾고 자극하면 청중은 호응한다 업무보다 서열? 속물주의가 경쟁력 해친다 K-컨슈머리포트, 고객 신뢰 얻는 채널 될 수 있다

2 내 사람만 챙기는 '거래적 리더십'은 '조폭 리더십' 리더와 관계 좋은 '인그룹' - 일단 내 사람이다 싶으면 승진·경조사 등 꼭꼭 챙기고 팀원들도 알아서 충성을 다해 리더 눈 밖에 나는 '아웃그룹' - 중요한 정보에서 소외시키고 서로 거래할 것 자체가 없어 관계 포기하는 직원 만들 수도 회사원 A팀장은 자기 사람을 확실히 챙기는 스타일이다. 일단 '내 사람이다' 싶으면 자주 대화하고 중요한 업무를 맡기며, 인사 시즌엔 은근히 힘쓰기도 한다. 휘하에 있는 직원들은 A팀장에게 충성을 다하고, 누가 봐도 팀의 단합도가 높다. 업무 성과도 잘 나오고 직원들은 팀장이 관여한 프로젝트를 목숨 걸고 수행하기 때문에 리더십이 있어 보인다. 그뿐 아니다. 경조사 등 직원들의 개인적인 일을 빠짐없이 챙기고, 팀원 간에도 서로 돕는 모습이 확실해서 조직력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상사에게 충성하고 내 사람만 챙기는 리더십은 조폭 리더십 A팀장은 그러나 맘에 들지 않는 직원에겐 정반대로 대한다. 경력사원이 들어올 경우엔 이런저런 시험을 해보고, 그 과정에서 자기 사람이 아니다 싶으면 확실히 아웃시킨다. 이렇게 그룹에서 제외되면 조직 생활이 팍팍해진다. 공식적으로 차별하는 건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가지 못하면 중요한 정보에서 소외되고 승진 등 성장 기회는 멀어진다. 그러니 직원들이 그의 눈치를 슬슬 보면서 줄을 선다. A팀장은 또 상사에게는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한다. 임원의 사적(私的)인 애로사항도 A팀장에게 부탁하면 잘 해결해낸다. 자녀 유학에 필요한 일 처리, 부인이 쓸 PC 구매와 설치 등도 슬쩍 힌트만 주었는데도 A팀장이 팀원들을 동원해서 처리한다. 입맛에 맞게 일 처리를 잘 해내고, 직원들에게도 영향력이 있는 그를 상사도 무시하지 못한다. A팀장의 리더십은 전형적인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이다. 거래적 리더십이란 리더십을 '기브 앤 테이크(주고받기)'가 분명한 '거래'로 본다. 보스에게 충성을 바치면 조직원의 뒤를 확실히 봐주는 거래의 기본 룰은 조폭 조직에만 있는 게 아니다. 정치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선거 후보자들이 지역 개발 같은 공약을 내걸고 표를 얻는 행위는 어떤가? 이익을 가져다주겠다는 약속에 주민들이 표를 준다면 일종의 거래를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볼썽사나운 몸싸움을 벌이는 진짜 이유는 다음 공천을 좌우할 계파 보스에게 충성을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것도 거래적 리더십이다. ◇거래적 리더와 관계 나쁜 직원들은 위성처럼 빙빙 돈다 거래적 리더십은 리더와의 관계의 질(質)에 따라 관계가 좋은 인그룹(in group)과 관계가 먼 아웃그룹(out group)으로 나뉜다. 실증 연구를 보면 인그룹 사람들이 업무 만족도와 업무 몰입도가 높고 시키지 않은 일도 자발적으로 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럼 인그룹이 되는 요인은 무엇일까? 지연·학연 같은 인연, 고(高)성과자, 공통된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 중역을 코칭할 때다. 일부 직원들이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고 마치 위성처럼 늘 자신의 주의를 빙빙 돌기만 하는 느낌이라고 한다. 그들을 어찌해야 할지 해결책을 찾기 전에 먼저 그들은 왜 위성이 된 것일까를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부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중역은 사람에 대한 판단이 매우 빠르고 한 번 내린 판단을 잘 바꾸지 않는 것으로 부하 직원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3 카리스마 넘치는 중역에게서 질책을 당한 팀장들은 '찍혔다'고 인식하고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중역에게서 질책을 당한 팀장들은 '찍혔다'고 인식하고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었다. 중역은 "내가 사람에 대한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하다 보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비록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분명히 조직 내부엔 그 중역에게 인정받은 그룹과 인정받지 못한 그룹으로 보이지 않는 금이 그어져 있었다. 위성으로 돌던 그 그룹이 바로 아웃그룹이었던 것이다. 그 다음엔 중역에게 '어떤 리더가 되길 원하는가?' '리더로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은가?'를 물어봤다. 그 결과 직원들이 잘 따르는 리더, 상사로서 귀감이 되는 리더가 되기를 원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런 다음 믿음이 가는 몇몇 직원들에게만 일을 몰아주는 행태가 관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리고 일감을 나눠주며 아웃그룹 직원들을 포용하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물론 이는 그 중역이 기꺼이 직원들의 생각과 시각을 수용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구성원을 바람직하게 변화시키는 변혁적 리더십 필요 거래적 리더십이 꼭 나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부하 직원에 대한 기대 사항을 분명히 밝히고 동기부여를 시키는 데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서로 주고받는 교환이란 속성 때문에 일방이 아웃그룹이 되어 교환 관계를 포기해 버리면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거래적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하며 등장한 개념이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다. 변혁적 리더십이란 구성원들의 의식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려 그들을 변화시키는 리더십이다. 패배 의식에 빠진 구성원들을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일어서게 하거나 과거의 폐단을 근절시키는 등 직원들에게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변혁적 리더십의 핵심이다. 변혁적 리더들은 카리스마를 지니면서도 부하 직원들에게 지적 자극을 주며 구성원에 대한 개별적 고려를 한다. 조직에서도 사명과 목적을 중시하고 가치를 공유하려고 애쓰는 것은 조직원들과 이익을 주고받는 거래적 리더십에서 벗어나 변혁적 리더십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내가 변혁적 리더인지 알고 싶다면 간단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면 된다. '사람들이 나와 함께함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 여기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는 변혁적 리더이다. <출처 : 조선비즈>

4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승(全勝)전략, 한국의 어머니에게 배워라
헨리 키신저는 중국의 국공(國共)내전부터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전쟁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아시아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손자병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양인들이 '손자병법'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미국의 군사전문가 사무엘 그리피스(Griffith)의 권위 있는 번역판이 나온 1963년부터라는 주장도 있다. 어쨌거나 '손자병법'은 서구에 가장 널리 알려진 동양 병법서임에 틀림없다. 중국 손자병법연구회는 '손자병법'의 최고 전략으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략'인 전승(全勝)전략을 꼽는다. 어떻게 싸우지도 않았는데 이길 수가 있다는 말일까? 일본에는 '오륜서(五輪書)'라는 병법서를 쓴 전설적인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가 있다. 그는 13세 때부터 60여 차례나 당대 최고의 무사들과 싸워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얼마 전 필자는 한 강의에서 무사시와 같은 사무라이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몇명만 자신 있게 손을 들기에 그렇다면 질 것 같으냐고 물었는데, 이번에도 몇 사람만 손을 들었다. 손을 안 든 분은 "우리는 비깁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필자는 "여러분이라면 사무라이와 싸워 100%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어떻게 가능할까? 그것은 우리가 칼보다 뛰어난 신무기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무라이를 간단히, 그리고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자동권총 같은, 적이 모르는 신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1853년, 미국의 페리 제독이 싸우지 않고도 일본을 개항시킨 것은 사무라이들이 이전까지 상대해보지 못한 강력한 신무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국으로서 전승전략을 잘 활용하는 예는 스위스다. 스위스는 북쪽으로는 독일, 남쪽으로는 이탈리아, 서쪽으로는 프랑스에 접해 있다. 이웃 중 어느 나라라도 마음만 먹으면 몇 달 안에 스위스를 점령할 수 있다. 하지만 스위스는 땅굴을 파서 비상시 이들 국가를 향해 포탄과 전투기가 바로 날아갈 수 있게 해놓았다. 엄청난 피를 흘리지 않고서는 도저히 점령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도 스위스를 침공하려다가 이 사실을 알고 포기했다고 한다. 스위스는 이순신의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와 같은 정신으로 평화를 누리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와 싸우지 않고 이겨야 한다. 손자에 따르면 싸울 때는 첫째 상대의 전략을 치고, 둘째는 외교관계, 셋째는 군대, 넷째는 성읍의 순으로 치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 입장에서 셋째와 넷째는 현실성이 없다. 가능한 것은 앞의 두 가지인데, 이것이 바로 '전승전략'의 길이다. 손자의 전승전략은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국은 전략 면에서 4대 강국을 앞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전략연구소와 대학이 있어야 한다. '전승전략'의 핵심 내용은 한 어부의 이야기 속에 잘 드러난다. 어느 어부가 아침 강에 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나무에 매달린 뱀이 강가에 밀려나와 있는 물고기를 감아올리려 하는 것을 보았다. 다가가 보니 가물치 한 마리가 병든 것처럼 뒤집어져 있었다. 그런데 뱀이 다 감아놓으면 가물치가 몸을 휙 틀어서 빠져나왔다. 뱀은 조금 더 내려와서 다시 감았고 가물치는 또다시 빠져나왔다. 결국 뱀은 땅까지 내려와서 가물치를 감으려 했다. 그 순간 가물치는 순식간에 몸을 뒤집어 뱀을 물고 물속으로 사라졌다. 어부는 고기잡이를 한 지 수십 년 만에 가물치한테서 크게 한 수 배웠다며 무릎을 쳤다고 한다. 어부는 무엇을 배웠는가? 첫째, 가물치는 자원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둘째, 자신의 몸을 전혀 다치지 않았고, 셋째, 상대의 몸도 상하지 않았다. 넷째, 상대의 전략을 쳐서 싸우지 않고 이겼다. 이 네 가지가 바로 전승전략의 핵심이다.

5 공통점 찾고 자극하면 청중은 호응한다 프레젠테이션 필수 요건 다음 주 월요일 드디어 방 과장이 데뷔를 한다. 경쟁 프레젠테이션이 있을 때마다 자료 준비에만 참여해왔던 그에게 마침내 발표 기회가 주어진 것. 프레젠테이션을 앞둔 방 과장은 넘치는 열정으로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먼저 회사의 제안 내용을 매력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모았다. 그리고 몇 번의 내부 리허설을 거쳐 논리적으로도 빈틈없는 구성안을 만들었다. 그런데 발표일이 가까워질수록 긴장감이 더 커져간다. 뭔가 2% 부족한 느낌이다. “이 정도 내용이면 발표할 때 말만 더듬지 마. 그럼 충분해”라고 주위에서 아무리 격려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방 과장. 그를 불안에 떨게 하는 부족한 2%는 과연 뭘까. ‘소셜테이너’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방송인 김제동이 방송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저는 일대일로 하는 토크는 어려운데, 신기하게도 마이크만 잡으면 몇백 명, 몇천 명이 앞에 있어도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그의 이력을 알면 이 얘기를 이해하기가 훨씬 쉽다.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장내 아나운서, 레크리에이션 강사, 대학교 행사 진행자 등 수많은 사람 앞에서 쌓은 경험이 지금의 그를 만든 밑바탕이다. 하지만 경험이 많다고 누구나 그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닌 법. 그래서 궁금해진다. 김제동의 행사 진행 방식엔 어떤 비밀이 있기에 마이크 하나면 두려움이 없어질까. 그가 밝힌 진행 비결은 간단하다. 자신이 사회를 보는 행사에 참가한 사람의 성향에 관심을 갖고 그들에게 익숙한 주제로 얘기를 풀어가는 것. 대학교 행사 진행을 예로 들면, 의대 학생을 상대로 할 때는 간단한 의학 용어를 사용하고, 법대 행사에선 몇 가지 법조 용어를 외워뒀다가 진행에 써먹는다고 한다. 그러면 참석자도 ‘저 사람이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있구나’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대중 앞에서 얘기해야 할 때 놓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내용’만 생각하느라 ‘관계’를 놓쳐버리는 것. 수많은 심리학자가 말한다. ‘저 사람이랑 내가 비슷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유사성’만큼 설득력을 높이는 건 없다고. 심리학을 벗어나 다른 학문에서도 연구를 통해 비슷한 결과를 얻어냈다.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교수가 제시한 ‘이기적 유전자’라는 개념도 유사성의 힘을 뒷받침한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은 자기 보존 본능을 지녔기 때문에 자신과 유전자가 같은 대상을 돕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

6 하지만 매번 DNA 검사를 통해 상대방이 자신과 같은 유전자를 가졌는지 확인해볼 수는 없는 일

7 업무보다 서열? 속물주의가 경쟁력 해친다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의 책 <불안(Status Anxiety)>을 보면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의 한 대목이 소개돼 있다. 후작 작위를 가진 친구와 저녁약속을 한 평범한 신분의 주인공이 아주 비싼 식당에 일찍 도착했다. 그러자 식당직원들은 주인공의 익숙하지 않은 이름과 평범한 차림새를 보고 별 볼일 없는 손님으로 생각한다. 선심 쓰는 체하며 찬바람이 부는 바깥쪽 탁자로 안내하고 마실 것이든, 먹을 것이든 느릿느릿 가져다준다. 잠시 후 후작 친구가 도착하고 주인공이 그의 친구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순식간에 식당직원들의 태도가 돌변한다. 지배인이 그의 앞에서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 메뉴판을 펼치더니 화려한 동작을 섞어가며 특별요리를 읊어대고 주인공의 옷차림을 칭찬한다. 더구나 이런 예우가 귀족의 친구이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을 원천봉쇄하려는 듯 가끔 미소를 지어 보이며 호감을 드러낸다. 주인공이 빵을 좀 달라고 하자 지배인은 뒤꿈치를 부딪쳐 딱 소리를 내며 소리친다. “알겠습니다. 남작님!” 이때 주인공은 처량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는 남작이 아닌데요.” 그러자 지배인은 한술 더 떠서 “오, 죄송합니다. 백작님”이라고 한다. 주인공은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포기하며 씁쓸해 한다. 경영 현장과 속물주의 속물주의라는 말은 ‘돈이나 지위, 세속적인 권력을 중시하고 당장의 이익에만 관심을 갖는 생각이나 태도’를 경멸하고 비아냥거리는 느낌으로 말할 때 쓴다. 사람이나 일의 진정한 가치를 찾고 인정하려 하기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단편적이고 세속적인 가치기준에 따라 서열을 매기고 그 서열에 따라 대하는 태도를 달리하는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의 같은 책에는 속물주의(Snobbery)의 영어 어원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1820년대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여러 대학에서 응시자 명단을 쓸 때 일반 학생을 귀족 자제와 구별하기 위해 이름 옆에 sine nobilitate, 즉 작위가 없다는 말을 줄여서 ‘s. nob’이라고 써놓던 관례가 있었는데 여기서 속물, 즉 snob이라는 말이 유래됐다는 것이다. 이 유래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말은 처음에는 높은 지위를 갖지 못한 사람을 가리켰으나 곧 뜻이 바뀌어 상대방에게 높은 지위가 없으면 불쾌해하는 사람을 일컫게 됐다. 어떤 사람을 속물이라고 말할 때는 경멸의 의미가 들어 있다. 즉, 지위 등의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거나 사회적, 문화적으로 한 가지의 가치 척도를 지나치게 떠받들어서 편견을 드러내는 것, 또는 그런 사람을 가치중립적으로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조롱하고자 할 때 속물주의, 또는 속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기업경영 현장에서도 이와 같은 속물주의가 드러나는 현상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출신 학교를 보고 지원자의 잠재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소위 SKY 출신의 졸업자가 아니면 아예 뽑지 않거나 10대 대학의 서열을 매긴다거나 in-서울과 비-서울을 가르는 식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학생들 자신부터 대학, 기업까지 모두가 대학 서열 놀이에 빠져 있다. 어느 대학에 입학하는가가 평생을 두고 한 사람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고, 출신 대학이 어떤 범주로 묶이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신분이 결정되다시피 한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에서 사원들을 뽑아 일을 시키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일을 처리하는 능력과 기업 조직에의 적응능력이 출신 대학과 갖는 상관관계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간의 상관관계가 있다면 그것마저 대개는 선후배 사이의 연대에 의해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 때문이다.

8 끼리끼리 문화를 아예 없앨 수 있다면 출신 대학은 능력과 거의 상관성이 없을지도 모른다
끼리끼리 문화를 아예 없앨 수 있다면 출신 대학은 능력과 거의 상관성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열이 더 높은 대학을 나온 사람이 당연히 더 능력이 뛰어난 인재일 것으로 생각하고 기업들은 더 많은 취업 기회를 부여한다. 기업들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한번 사람들의 뇌리에 인식된 대학 서열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이나 소질, 소망에 관계없이 서열이 높은 대학에 가기 위해 수험성적의 서열을 끌어올리는 것만을 과제로 생각하고 거기에 필요한 공부에만 열중한다. 비판적 사고와 꾸준한 인내심,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 능력 등 정작 기업에서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개발할 틈도 없고 아무도 그것들의 중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정작 기업은 자신들이 채용한 일류 대학의 졸업생들에게 실망하거나 학교 교육을 통해 이미 갖춰야 할 자질들을 교육하느라 많은 비용을 들이게 된다. 한 바퀴 고리처럼 되먹임이 돼 결국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들이 손해를 보는 것이다. 기업들이 신입사원들로부터 기대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출신 대학에 관계없이 채용한다면 이런 손해는 크게 줄일 수 있을뿐더러 사회 전체의 비효율을 줄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기업이 고객이나 Value Chain상의 Partner, 즉 협력업체들을 대하는 태도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에 나오는 식당 종업원의 태도가 아주 전형적인 예를 보여주듯이 백화점이나 호텔 같은 서비스 현장에서 고객의 옷차림과 타고 온 차량의 종류는 종업원의 태도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다. 속한 조직의 성과보다 자신들이 받을 팁이나 영업수수료에 신경을 써야 하는 종업원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이런 일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려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잠재적으로 더 많은 돈을 쓸 것으로 보이는 고객을 판별해내는 일은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기업의 성과는 단순히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매출을 통한 영업이익이 될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 고객에게 전달하고 고객이 기꺼이 인정해 대가를 지불한 부가가치의 측면에서 생각할 수도 있다. 과거의 성과만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와 기업의 명성을 통해 미래에 실현시킬 수 있는 잠재적 가치까지 포함시켜서 생각할 수도 있다. 손님의 외양을 통해 판단한 우선순위에서 높은 위치를 점하지 못한 잠재고객들은 단순히 외면하고 떠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구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기업의 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잠재적 가치를 포함해 생각하면 손님의 외양과 기업이 거두는 성과 사이의 상관관계 또한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는 웃어넘길 정도의 사소한 사례일지도 모른다. 법인고객이나 협력업체들을 거래규모나 해당 회사의 자산규모에 의해 순서를 매기고 차별을 두는 경우는 이보다 좀 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이들의 전략적 가치는 정태적인 규모보다는 Value Chain상의 동태적인 변화, 즉, 환경에 따른 역할과 경쟁관계의 변화와 더 깊은 관계를 갖는다.

9 이들은 단순히 경쟁업체로 거래를 옮겨가는 것뿐 아니라 수직적 확장을 통해 그들 자신이 경쟁업체가 될 수도 있고 전후방 어디에선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Bottleneck(전체 시스템의 성능이나 용량이 하나의 구성 요소로 인해 성과가 제한되는 계약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수많은 부품 중에서 그다지 비중이 크지 않은 부품 한 종류가 있다고 하자. 처음에는 해당 부품을 몇 군데의 업체로부터 경쟁을 시켜가며 싸게 공급받을 수 있으나 수익성이 너무 떨어져서 업체들이 대부분 도산하고 단 한 군데만 남게 되면 갑자기 권력관계가 뒤바뀌게 된다. 비중이 크지 않을지라도 그 부품 한 가지로 인해 전체의 공급체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전에 대했던 방식으로 그 업체를 대할 수 없게 된다. 경쟁력 해치는 속물주의 기업 내에서 더욱 심각한 속물주의의 양상은 의사결정 구조와 방법에서 나타난다. 조직에서의 위계에 따라 발언권이 정해지며 조직구조상 아래쪽에 위치한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이나 전문부서가 아닌 관련 부서 스태프의 의견은 무시되거나 조직의 상층부에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의사결정의 내용이 복잡하지 않고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매우 정태적이어서 조직의 리더와 기능적인 전문부서가 조직과 해당 사안을 둘러싼 모든 영향요인을 잘 파악하고 있다면 이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조직의 위계와 권위, 의사결정의 권한이 일치한다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의사결정의 정확성과 효과성이다. 현재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변화가 극심하고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은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어느 한 사람 또는 소수의 한 조직이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게 됐다. 이럴 때 조직의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소수, 특히 조직 상층부의 정보와 의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성을 잃지 않으면서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서열을 매기고 취사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들을 연결하고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며 아이디어들을 때로는 경합시키고 때로는 상호작용하게 해 더 나은 아이디어를 계속 발전시키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의 서열을 정보와 의견의 질(質) 또는 중요도와 일치시키는 속물주의는 기업의 의사결정의 정확성과 효과성을 저해하며 이는 결국 경쟁력을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 얼마 전 골드만삭스의 고위직원 한 명이 해당 기업의 조직문화를 비판한 글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하고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기업문화는 아주 지독하고 파괴적이다. 그들은 고객을 ‘봉’으로 생각하며 고객의 돈보다 회사 이윤을 불리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썼다. 과거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팀워크, 정직, 겸손, 고객우선 등의 문화는 찾아볼 수 없으며 고객에게서 돈을 얼마나 많이 벌어들이는지만 따지는 형편없는 문화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이 사태로 골드만삭스 주가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 사건이 고객의 신뢰도에 끼친 악영향은 숫자로 계산할 수 없을 정도다. 단기이익에 집착해서 벌어진 일이다. 지금까지 든 예에서 출신 학교와 사원의 우수성, 협력업체의 규모와 전략적 중요성, 조직구성원의 위치와 의사결정에서의 역할이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이윤의 중요성을 간과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궁극적으로 기업이 목표하는 것을 위해 고려해야 할 변수는 매우 다양하며 그것들은 겉으로 쉽게 모습을 드러내거나 쉽게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두 가지의 외부로 드러난 변수에만 의존해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판단하고 성급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행태는 대부분 속물주의와 다를 바 없다. 기업들이 가치를 창출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의사결정은 가급적 신속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속물주의적으로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10 지나친 단순화, 특히 선입견과 일반화에 근거한 단순화는 정확한 현실인식을 어렵게 하고 다양성의 반영에 악영향을 끼친다
지나친 단순화, 특히 선입견과 일반화에 근거한 단순화는 정확한 현실인식을 어렵게 하고 다양성의 반영에 악영향을 끼친다. 일류 학교 출신들로만 신입사원을 선발하면 조직문화가 지나치게 경쟁적이 되거나 기대에 부응하는 경력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이 높아지고 만족도가 떨어진다. 고객의 필요를 만족시키기보다 고객을 꾀어 단기간에 이익을 내려는 태도는 금새 들통이 난다. Value Chain상의 협력업체를 쥐어짜기만 하는 것은 기업을 둘러싼 생태계를 건강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곧 취약성을 드러낸다. 이처럼 기업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속물주의는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고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생존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러므로 어떤 속물주의적인 성격이 조직문화에 배어 있는지 잘 살펴보고 없애나가야 한다. <출처 : 동아비즈니스리뷰>

11 K-컨슈머리포트, 고객 신뢰 얻는 채널 될 수 있다
K-컨슈머리포트의 등장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 시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열렸다. K-컨슈머리포트가 이슈화되는 것 만으로도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필요한 지를 알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그 다지 달갑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질 수 있는 통로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화창한 5월을 맞이하여 주말에 등산을 좀 다녀볼까 하는 30대 중반의 A씨는 등산화를 구매하기로 결정한다. A씨의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멋진 남자 배우가 바람에 머리를 휘날리며 산을 오를 때 스쳐지나 갔던 등산화 광고이다. 그게 어떤 브랜드인지 기억이 나지도 않고 또한 광고로는 기능에 관해서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포털 사이트에 ‘등산화’를 입력해 본다. 가장 먼저 ‘파워링크’라는 카테고리 안에 등산화 전문 사이트들의 주소와 간단한 설명이 뜬다. 가장 비싼 광고료를 지불하겠구나 생각하고 마우스 스크롤을 내려본다. 더 내려보니 ‘지식쇼핑’이라는 제품 비교 페이지가 있어서 들어가 본다. 인기 상품이라고 되어있는 제품의 디자인, 브랜드, 가격, 그리고 기능 등을 훑어 본다. 마지막으로 이미 구매한 고객들의 제품 평가도 살펴본다. 대부분 매우 좋다라는 의견을 올렸지만 간혹 접착부분의 문제나 착용감에 대한 불만도 보인다. 조회수가 많은 블로그에 들어가서 내용을 읽어 보지만 왠지 ‘알바’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른 유명 브랜드의 제품들도 살펴보지만 가격이 인기상품에 비해 비싸고 기능들이 꼭 필요한지 또한 뭐가 좋은지를 잘 이해할 수가 없다. 결국 1시간이나 살펴보던 A씨는 다음날 등산을 좋아하는 직장 동료에게 물어보기로 결정하고 스마트폰을 다시 잠금 상태로 바꿔놓는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제품 및 서비스 정보 통로 필요 위의 예시와 같이 소비자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자 할 때는 정보 수집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물론 각 소비자특성 혹은 구매하려는 대상에 따라 관여도가 달라져 정보 수집이 아예 없을 수도 있고 반대로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가장 주요한 변화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수집을 들 수 있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이전에 소비자들은 기업이 하는 말에 상당히 영향을 많이 받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했다. 즉,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브랜드의 힘을 강화시켜서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를 보고 구매를 하게 되는 식의 형태를 보였다. 추가한다면 이미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주변 지인으로부터 정보를 얻기도 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정보가 너무 많아지게 되었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과 더불어 가격비교 사이트, 인터넷 사용 후기, 파워 블로거, SNS 등 수 많은 정보들이 과거보다 오히려 소비자들의 구매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게다가 이러한 정보들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나와는 맞지 않거나, 기업의 후원을 받은 마케팅 활동의 일부가 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좀 더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자의 의견은 소비자들에게 매우 소중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K-컨슈머리포트의 등장 지난 3월 21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K-컨슈머리포트가 등산화에 대한 보고서를 ‘스마트컨슈머’ 홈페이지에 내놓았다. 그 당시 동시 접속자 수가 폭주하여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추천 제품으로 등록된 두 제품은 리포트 발표 후의 매출이 전주 대비 2~3배씩 증가했다.

12 작년 같은 시점에 비해서도 역시 높은 증가를 보였다는 것을 마케팅 담당 직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작년 같은 시점에 비해서도 역시 높은 증가를 보였다는 것을 마케팅 담당 직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앞의 예시에 등장했던 A씨도 결국 이 리포트에서 추천한 C사 제품을 구매하러 매장에 갔으나 발에 맞는 사이즈가 품절되어 빈 걸음으로 돌아와야 했다. 주요 언론사들에서도 여러 번 K-컨슈머리포트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기사와 방송을 내보냈다. 그렇다면 K-컨슈머리포트란 무엇인가?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선택을 돕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성능, 안정성에 대해 소비자들이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취지로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를 벤치마킹하여 K-컨슈머리포트를 발표했다. 등산화와 변액연금보험을 시작으로 매월 2~3개의 품목을 대상으로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의 경우 이제서야 시작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았던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는 역사가 무려 76년이나 된다. 역사에 걸맞게 이 보고서는 현재 약 730만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매년 테스트 비용으로만 약 230억원을 사용하고 있다. 공정성을 위해서 기업으로부터 공짜 샘플이나 후원 등을 일체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품 실험은 연구원이 직접 일반 소비자들과 똑같이 매장에서 구매한 후 실험실로 가져와 정밀한 테스트를 실행한다. 테스트 결과는 연구소 내에서 정한 제품별 중요 항목 및 합산 점수 순위에 따라 차례로 표시한다. 순위에 오른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미국 외의 다른 여러 국가들에서도 이러한 리포트들을 발간해오고 있다. 신뢰가 효율의 지름길 세계적으로 이런 소비자 정보지가 존재하는 데에는 신뢰라는 핵심 키워드가 있다. 1995년 미국의 정치학자인 프란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트러스트(Trust)’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책에서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이 그 사회의 경제적 특징과 번영을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고(高) 신뢰사회가 형성되면 여러 가지 쓸데 없는 비용들을 절감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자원배분으로 경제발전을 더욱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소비자 신뢰가 높아질수록 기업은 쓸데 없는 비용들을 줄일 수 있게 되고, 소비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결국 기업의 이윤을 높이게 되는 선 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기업들의 제품 서비스들에 대한 설명을 귀담아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 스마트해진 소비자들은 기업이 마케팅 활동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를 곧이 곧 대로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터넷 상의 정보들이 꼭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 많은 보고서들은 인터넷 미디어들이 신뢰 에이전트(Trust Agent)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소셜 미디어 전문가는 “가까운 미래에 기업의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은 모두 소셜 미디어로 대체될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개방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편향된 의견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에 대해 95명이 좋다라고 평가할 지라도 경쟁 기업으로부터 고용된 5명이 나쁜 점을 아주 세세하게 적는다면 소비자들은 구매에 있어 상당히 혼란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자 숫자가 커질수록 소비자 신뢰는 비례해서 높아질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수 백개 이상 달릴 확률은 적어 보인다. 물론 인터넷 미디어 역시 계속해서 진화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소비자들에게 확고한 신뢰를 주기에 한계가 있다.

13 만약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인터넷이 보급된 한국에서 인터넷 미디어가 충분한 소비자 신뢰를 얻어냈다면 K-컨슈머리포트는 등장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K-컨슈머리포트의 넘어야 할 과제 물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K-컨슈머리포트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공정성을 위해 독자적으로 제품을 구매하여 테스트를 해야 하고 각 제품에 맞는 테스트 장비 및 전문 연구원 역시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한국은 인구수가 적고 아직까지 인터넷 정보에 대한 지불 의지가 낮기 때문에 외국의 사례처럼 구독을 유료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 걸음씩 소비자들에게 편향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해 나간다면 강력한 신뢰 에이전트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처럼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구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재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인구수의 한계는 외국의 소비자들과 기업들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 볼 수 있다.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 자유무역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외국의 우수한 제품들이 한국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하게 되고 반대로 한국 제품 역시 외국시장에 더욱 깊이 파고 들 것이다. 이럴 때 공신력 있는 K-컨슈머리포트의 역할은 외국 소비자들과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되어 재원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업의 관점에서 본 K-컨슈머리포트 대부분의 기업 입장에서 K-컨슈머리포트의 등장은 사실 그다지 반갑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경 쓰고 관리해야 할 또 하나의 대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시장 점유율이 1위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더더욱 이 보고서의 등장이 반가울 리 없다. 반면 그 동안 제품은 좋은데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업들은 좋은 기회로 인식할 것이다. 조금 과거로 돌아가보면 인터넷이 등장했던 때에도 기업들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큰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지 못한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터넷 상의 악평으로 인하여 큰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뒤 늦게 인터넷 사이트를 재정비하고, 사이버 소비자 대응 조직을 구성했으며, 소셜 미디어들에 회사 이름을 등록 시키고 관리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했지만 한번 실추된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역시 반대로 좋은 제품에 브랜드 파워가 약한 기업들은 적극적인 파워 블로거들을 이용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기도 했다. 이제 기업들은 K-컨슈머리포트도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한 제3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기업의 직접적인 마케팅 활동만으로는 소비자의 신뢰를 점점 더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사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컨데 내가 스스로에 대한 장점들을 상대방에게 아무리 많이 한다 해도 그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과하면 과할수록 왠지 사기꾼 같은 느낌만 커질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에서 일촌들의 평가를 볼 수 있거나, 공신력과 객관성을 갖춘 제3자에게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논리적으로 듣는 다면 상당히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다. 소비자 신뢰얻는 통로로 기업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으려면 당연히 좋은 제품 혹은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14 대기업의 CEO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다. 대답은 명쾌했다
대기업의 CEO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다. 대답은 명쾌했다. “훌륭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고의 CSR이다”. CSR 역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것인데, 답은 제품 및 서비스 자체에 있다는 뜻이다. 결국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적정한 가격으로 경쟁사 보다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것을 구매하여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렇게 반복되다 보면 고(高) 신뢰 기업으로 발전하게 되어, 앞에서 설명한 선 순환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직접적인 활동만으로 소비자 신뢰를 얻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요한 인터넷 미디어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모니터링 및 적절한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주요 소셜 미디어에 전담 팀을 설립하고 이러한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일들이나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 또한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고 경험 후기를 올리는 소비자들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고 단점들은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에다 새롭게 시작된 K-컨슈머리포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시작단계인 이 보고서는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 최근 발표된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계산 방법에 대한 이유로 큰 이슈가 있었고 첫 번째 발표한 등산화의 경우에도 목적이 다른 제품들을 비교했다거나 브랜드를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소비자들은 K-컨슈머리포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은 K-컨슈머리포트가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처럼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미리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에 수출하는 대기업들은 컨슈머리포트에서 테스트하는 항목들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스스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단순히 점수를 올려서 매출을 증대하기 위한 것이 아닌, 궁극적으로 제품의 품질을 높여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K-컨슈머리포트가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영향력 있는 소비자 신뢰 에이전트가 될 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K-컨슈머리포트가 이슈화되는 것 만으로도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 수 있다. 이제는 기업들이 이미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보다 제품과 서비스 그 자체의 경쟁력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진정성과 투명성에 근거한 소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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