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꼬리 “곰아 겨울이 오고있어 어서 겨울잠을 잘 동굴을 찾아야지” 휭 차가운 바람이 지나며 말했어요 “아이 추워” 곰은 부들부들 몸을 떨었어요 “추운건 정말 싫어. 어서 동굴을 찾아야 하는데…”
나무위에 있던 다람쥐 두마리가 곰에게 말을 걸었어요. “곰아 겨울준비는 다 했어?” “곧 눈이 내릴테니 서둘러야해. 우리도 나무열매를 좀 더 모아야해.” “잘가 곰아 ” 다람쥐들은 치렁치렁한 꼬리를 흔들며 날아갔어요.
“다람쥐는 좋겠다. 저렇게 보드랍고 따듯한 꼬리를 두르고 잘 수 있잖아. 내 꼬리는 너무 작아” 곰은 투덜거리며 돌멩이를 발로 찼어요. 그런데,
“아야!” 수풀 속에 있던 여우가 혹을 만지며 나타났어요. “어, 미안해!” 곰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어요. “머지 않아 눈이 내릴텐데 상처라도 나면 큰일이라고! 조심해야지!” 여우는 쩌렁쩌렁한 소리로 화를 냈어요. 그리고 커다란 꼬리를 흔들며 달려갔어요. “여우도 탐스러운 꼬리를 가지고 있네, 내 꼬리보다 훨씬 커. 그러나 저러나 나도 빨리 동굴을 찾아야 하는데…”
“어, 안녕?” 곰이 처음으로 동굴을 찾아갔아요. 하지만 이미 다른 곰이 들어가 있었지요. “누구야 내 집을 엿보는게!”
곰이 두번째로 찾은 동굴에는 너구리가 있었지요.
“이 구멍은 너무 작아서 엉덩이도 들어가지 않아! 내가 들어갈 동굴은 어디있을까?”
곰은 너무 지쳐서 나무 아래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바로 그때, “곰아 자면 안돼! 어서 일어나! 저기 떡갈나무 아래로 가보렴!” 차가운 바람이 곰을 깨우고 지나갔어요. 곰은 부르르 떨며 잠을 깼어요. “떡갈나무에 가보라고?”
커다란 떡갈나무 아래에는 곰이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이 있었어요. “아이 졸려…” 곰은 구멍으로 들어가 꾸벅꾸벅 잠을 자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차가운 바람이 윙윙 소리를 내며 불고, 빙글빙글 빙글빙글 낙엽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날아다녔어요.
어느새 바람은 잠잠해지고, 낙엽이 곰을 푹 감싸고 있었어요. “아 따듯하다. 커다란 꼬리를 감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 이제 곰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어요. 따듯한 낙엽 꼬리를 감은 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