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정당화와 예술 -『비극의 탄생』을 읽다- 서산철학강좌 니체 깊이 읽기(2010.10.07) 정 낙 림(원광대 연구교수)
I. 『비극의 탄생』의 저술 배경 1872년에 출간된 『비극의 탄생』(Die Geburt de r Tragödie aus dem Geiste der Musik)은 1870 년 바젤시절의 일련의 강연이 내용적 토대가 됨 『비극의 탄생』은 ‘그리스 정신’을 문헌학이 아닌 철학자의 관점에서 해석, 철학자로 니체를 세상 에 알린 처녀작 현대의 문제를 그리스 정신의 복원을 통해 극복 하려는 의도에서 집필 「그리스의 음악극」(강연, 1870) 「소크라테스와 그리스 비극」(Sokrates und die griechische Tragödie 강연, 1870),「디오니소스적인 세계관」(Die dionysische Weltanschauung 강연, 1870),
<자기 비판의 시도 >에서 밝힌 『비극의 탄생』을 끌고 있는 핵심 물음은 “삶의 정당화와 예술의 역 할” “우리를 삶으로 가장 강하게 유혹하는 유형의 사 람들이 그리스인들인데 - 뭐라고? 바로 이들에게 비극이 필요했다고? 더군다나 - 예술이? 왜 - 그리 스 예술이?” 삶의 정당화,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보불전쟁의 의무병으로 참가하여 겪은 니체의 실 존적 물음이기도 함
『비극의 탄생』은 “어떻게 그리스인들이 염세주 의를 잘 해결했는지를 최초로 알려주는 가르침으 로써 - 무엇을 가지고 그들이 염세주의를 극복했 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사람을 보라>) 그리스인의 해결: “학문을 예술의 관점에서 보고 예술을 삶의 관점에서 볼 것” “세계와 존재는 미적 인 현상으로서만 정당화됨” (예술가 형이상학의 이념)
『비극의 탄생』은 두 가지 결정적인 가치전도를 성취 ‘디오니소스적 현상’에 대한 이해: 그리스인의 본 성과 비극의 기원에 대한 열쇠 ‘소크라테스주의’에 대한 재평가: “소크라테스는 그리스 문화의 해체의 도구이자, 전형적인 데카당 스”. 이론적 인간의 시작과 몰락의 출발점.
II. 내용분석 『비극의 탄생』은 내용적 측면에서 세 부분으로 구분됨 『비극의 탄생』은 내용적 측면에서 세 부분으로 구분됨 첫째, 두 가지 예술충동, 즉 ‘아폴론적인 것’과 ‘디 오니소스적인 것’의 통일에서 아티카 비극이 탄생 (1-10절). 둘째, 비극에서 소크라테스주의의 수용과 그것의 결과로 비극의 몰락(11-14절). 셋째, 독일정신, 특히 바그너의 음악극을 통한 비 극의 재탄생(14-25절).
바그너에게 바치는 서문 “내가 당신의 정신에 따라 예술이 이 삶의 최고의 과제이고 본래적인 형이상학적 행위라고 확신하 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진지한 독자들을 계몽하 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II-1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 꿈꾸는 신 도취의 신
“예술의 발전은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 인 것의 이중성과 결부되어 있다.” 아폴론은 ‘빛’과 ‘척도’, ‘개별화의 원리’의 신. 아폴론적인 것은 꿈에 대한 충동, 가상 속에서 균형과 조화를 추구. 조형예술(조각, 건축), 서사시는 아폴론적인 것 이 구현된 것
디오니소는 어원상 ‘두 번 태어난 아이’란 뜻으로 낯선 곳에서 온 신, 고통과 기쁨, 폭력과 온화의 모 순적 성격을 가진 신 디오니소는 어원상 ‘두 번 태어난 아이’란 뜻으로 낯선 곳에서 온 신, 고통과 기쁨, 폭력과 온화의 모 순적 성격을 가진 신. 충동과 도취의 신, 계별화의 원리를 파괴하는 신 디오니소스적인 것은 현상을 넘어선 세계의지, ‘근원적 일자’를 추구 디오니소스적인 것은 비조형적인 예술(음악, 서 정시)의 원리 비극은 아폴론적인 것(꿈)과 디오니소스적인 것 (도취)의 결합으로 탄생
2.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은 자연 자 체로부터 용솟음치는 예술적 힘(충동)이다.” 호메로스는 “꿈꾸는 그리스인의 대표자” 자연상태의 디오니소스적 충동은 디오니소스 축 제로 드러남 야만인들의 디오니소스 축제는 사회적 유대의 해체와 성적방종의 극단을 보여줌 그리스인들에게 디오니소스 축제는 꿈이 개입함 으로써 만물이 성화(聖花)되는 세계구원의 축제
3. “가장 좋은 것은 그대에게 불가능한 것이다. 그것 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며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무로 존재하는 것이다 3. “가장 좋은 것은 그대에게 불가능한 것이다. 그것 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며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무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대에게 차선의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일찍 죽는 것이다.” 그리스인들은 존재함의 공포와 끔찍함을 간파하 고 가상(중간세계)을 통해 삶을 지탱시키는 지혜 를 발휘. 그것의 결과는 신화(프로메테우스, 오이 디푸스)로 나타남. 실레노스의 지혜를 삶의 지혜로 변용시킴
4. 그리스 예술의 발전 단계 호메로스 이전의 거인시대 아폴론적인 정신이 지배했던 호메로스 시대 디오니소스적인 정신이 지배한 디오니소스적인 시대 아폴론적인 도리스 예술의 시대 아티카 비극의 시대
5-6. 비극 이전의 언어와 음악의 결합: 아르킬로코 스의 민요 “음악은 형상과 개념의 거울에 어떠한 것으로 나 타나는가? 음악은 의지(세계의 의지)로 나타난다.” “음악은 근원적 일자의 심장부에 존재하는 근원 적 모순, 근원적 고통에 상징적으로 관계하고 있 으며, 따라서 모든 현상들 위에 있고 모든 현상들 앞에 있는 어떤 영역을 상징”
그리스 비극의 기원
7. “비극은 비극 합창단으로부터 발생했으며, 비극 은 근원적으로 합창이고 그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 다.” 비극은 사티로스 합창에서 기원했으며, 합창의 중요성은 건축술적으로 합창단이 선 곳이 무대의 중심을 이루고 매우 높은 곳에 위치했다는 사실 에서도 확인가능 “예술(비극)은 삶의 공포나 부조리에 대한 구원 과 치료의 마술사”
8. 아티카 비극의 관객은 사티로스의 후예들인 합창 단에서 자신을 재발견 8. 아티카 비극의 관객은 사티로스의 후예들인 합창 단에서 자신을 재발견. 비극에서 합창단은 사티로 스 합창(주신찬가)이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하는 역할과 동일. “원래 비극은 합창이었을 뿐 ‘연극’은 아니었다.” 신을 실재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그 환영의 모습 과 이 모습을 찬란하게 변용시킨 것을 보이는 것 은 나중의 일.
그리스 비극은 “아폴론적 형상 세계 속에 항상 새롭게 거듭해서 자신을 방출하는 디오니소스적 합창” 그러나 “디오니소스 신은 아폴론적인 현상(언어, 색채, 움직임, 말) 속에 객관화되는 것이지만, 이 아폴론적 현상은 더 이상 합창단의 음악처럼 근본 적인 생명과 힘이 아니다.”
오이디푸스와 프로메테우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와 아이스킬로스의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 예술을 명랑성(빙켈만) 으로 파악하는 주장에 대한 명백한 반박. 오이디푸스는 운명에 대한 인종을 보여주는 비 극작품: 수동성의 영광을 구현 프로메테우스는 고통을 능동성(능동적 죄)의 영 광으로 변 용시킨 비극의 최고봉 “프로메테우스는 디오니소스가 행한 분장”
II-2 비극의 몰락과 소크라테스주의 10. 에우리피데스 이전 비극의 주인공은 ‘디오니소 의 분장’에 지나지 않았다. 디오니소스: ‘두 번 태어난 아이’ 개별화의 고통을 체험하는 신 디오니소스의 부활은 곧 개별화의 고통 종식을 의 미 비극에서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종말은 에우리피 데스에서 이루어 짐.
11. 에우리피데스는 비극에 디오니소스적 합창을 주변적으로 추방, 그대신 토론과 추론을 도입 에우리피데스는 그의 예술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두 사람의 관객을 원했다. 하나는 자신이고, 다른 사람은 신화와 비극을 혐오했지만 에우리피 데스의 비극만은 꼭 관람했던 ‘소크라테스’였다. 12. 에우리피데스가 비극에서 말하고 있는 “신은 디 오니소스도 아폴론도 아니었다. 그것은 새로 태어 난 마신(魔神) 소크라테스였다.
미학적 소크라테스주의: “아름답기 위해서는 모 든 것이 지적으로 이해될 수 있어야만 한다.” “에우리피데스의 프롤로그는 합리주의적 방법이 갖는 생산성의 한 예” 주인공의 운명의 예측가능성을 관객들로 하여금 이해시키기 위해 극의 마지막에 “기계장치의 신” 을 도입. 에우리피데스는 아이스킬로스의 무의식적 창작 비판, 우연성을 추방, 비판적이고 생산적인 창작 주장.
13. 데카당인 소크라테스: “모든 생산적인 인간에게 본능이야말로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힘이고 의식 은 비판적이고 경고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소크 라테스는 본능(다이몬)이 비판자가 되고 의식이 창조자가 된다.” 소크라테스의 “논리적 충동은 그 창 끝을 자신에 게 겨냥하는 일이 없었다.” 14. “예술은 학문에 없어서는 안 되는 상관물이자 보완물”
소크라테스의 영향은 “마치 석양에 점점 커져가 는 그림자처럼 후세로 퍼져나감”. 소크라테스는 이론적 인간의 전형. “사유가 인과 율의 실마리를 따라서 존재의 심연에까지 도달하 고 존재를 인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정할 수 도 있다고 확신” 소크라테스는 세계사의 전환점과 소용돌이. 이론적 낙관주의는 실천적 염세주의로 귀결(현 대의 문제)
II-2 독일 정신을 통한 비극의 재탄생 음악은 세계의 정신 트리스탄과 이졸데: 비극의 환생
뒤러의 기사와 쇼펜하우어
16. “비극의 재탄생은 독일 정신에서” 음악은 여타의 예술처럼 “현상에 대한 모사가 아 니라 의지 자체의 직접적인 모사” 음악은 “물자체”를 표현 세계는 현상과 물자체의 관계에 비추어 구체화된 음악 디오니소스적 인 것은 세계의지와 같음
신화와 음악의 만남
17. 신화와 음악의 공통성: 개념으로 파악할 수없는 세계의 심연에 도달 18. 이론적 인간에 대항한 비극적 인간이 도래 “근대인은 영원히 굶주린 자이고 환희도 힘도 없 는 ‘비평가’이며, 도서관 사서이고 교정자이며, 책 먼지와 활자의 오식으로 눈이 멀게 될 알렉산드리 아적 인간” 19. 오페라의 발생과 문화의 본질: 낙천주의 디오니소스적 정신이 점차 깨어남: 바흐, 베토벤, 바그너
20. 독일 정신에서 “디오니소스적 삶과 비극의 재탄 생을 믿자” 21.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음악과 신화의 이상적 관 계, 그리고 세계와 삶에 대한 디오니소스적 지혜 를 보여준다. “여기서 최고의 음악적 흥분과 음악 사이에 비 극적 신화와 비극적 영웅이 끼어든다.”
22. 현대 문화계 비판: “학교에서는 저널리스트가, 사회에서는 신문이 지배하게 된 사이에 예술은 가 장 저급한 종류의 오락물로 변질됨.” 바그너의 예술은 혁명적으로 다가옴
24. 바그너의 예술은 예술의 형이상학을 구현하고 있다. “삶과 세계는 미학적 현상으로서만 정당화 된다.” 바그너가 차용한 ‘불협화음’은 고통과 쾌감을 동 시에 수반하는 디오니소스적 예술을 잘 구현한 다. “디오니소스적 현상은 항상 새롭게 반복해서 우 리에게 개체의 세계를 건설하고 파괴하면서 유 희하는 것을 근원적 쾌감의 분출로 계시한다.”
25. “음악과 신화는 똑같이 한 민족의 디오니소스적 능력의 표현이며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양자는 즐거운 화음 속에서도 불협화음에서도 공포스러운 세계상도 매력적으로 울리는 하나의 영역을 밝게 비춘다.” “양자는 ‘최악의 세계’의 존재 자체도 정당화한 다.”
III. 자기비판 바그너의 음악을 디오니소스적 음악, 상승의 징 후로 본 점, 그의 음악은 도취제와 마취제 쇼펜하우어의 형이상학을 비극이해의 틀로 차용 한 점, 비극은 ‘체념’의 산물이 아니며, 그리스인은 소극적 염세주의자들이 아니다. 비극의 기원에 관한 변증법적 이해, “불쾌한 헤 겔의 냄새” 문체적으로 형편없이 씌어진 책. 최대의 실수는 그리스적인 문제를 현대의 문제 (독일정신)와 혼합한 점
비극적-디오니소스적 철학 『비극의 탄생』에서 니체가 가장 주목했고 후기 철학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디오니소스적 인 것’이다. “나는 최초의 비극적 철학자 - 염세적 철학자에 대한 극단적인 대립이자 대척자. 나 이 전에는 디오니소스적인 것을 이렇게 철학적 파토 스로 변형시키지는 않았었다 : 비극적 지혜가 결 여되어 있었던 것이다.”(<이 사람을 보라>) 삶의 정당화로서 예술: “세계 자체는 예술에 다 름 아니다.”(1885 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