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곡, [정극인] Ⅰ. 학습주안점 이 작품은 작자가 ①만년에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인 태인에 칩거하면서 지은 가사로, ②속세를 떠나 자연에 몰입하여 인생을 즐기고 있는 낙천적인 노래이다. 화자가 ③자연과 인생을 대하는 태도와 언어 표현 방법에 주목하면서 읽어 보자.
1. 작품 수용의 길잡이 ① 정극인이 고향인 태안에 머물면서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삶의 흥취를 신명나게 읊고 있는 가사작품이다. ② 선비의 안빈낙도와 자연물과 화자가 조화를 이루는 물아일체의 경지가 잘 나타나 있다. ③ 즉 속세를 떠나 자연에 몰입하고 봄을 완상하며 인생을 즐기려는 낙천적인 성격이 드러나 있다.
④ 형식적인 면에서는 사실적인 표현과 함께 의인, 대구, 직유, 설의 등의 다양한 표현기법과 고사를 인용함으로써 작품 전체를 유려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⑤ 화자의 시선이 ‘수간 모옥’ 같은 좁은 공간에서 ‘들판’, ‘시냇가’, ‘산위’ 등과 같은 넓은 공간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⑥ 시형은 매 행 4음보의 정형 가사로, 가사 발생기의 주요 작품으로 평가된다.
2. 가사의 형식 ① 고려말 나옹 화상의 ‘서왕가’를 최초의 작품 으로 보기도 하고, 정극인의 ‘상춘곡’을 최초 ① 고려말 나옹 화상의 ‘서왕가’를 최초의 작품 으로 보기도 하고, 정극인의 ‘상춘곡’을 최초 의 작품으로 보기도 한다. ② 고려 말에서부터 조선 말까지 두루 지어지고 불렸던 노래이다. ③ 가사는 3 ․ 4조 혹은 4 ․ 4조의 자수율로 되어 있으며,
④ 말 한마디가 둘 씩 짝을 이루면서 4개의 덩어리로 이어지는 4음보의 형식을 취한다. ⑤ 단가인 시조와 달리 작가의 생각이나 소재 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⑥ 가사의 끝 구는 3 ․ 5 ․ 4 ․ 3이라는 글자수 로 되어 있으며, ‘아모타’와 같은 감탄사가 있어 시조의 종장 형식과 유사하다.
3. 핵심정리 갈래 : 서정가사, 정격가사, 양반가사 형식 : 3․4(4․4)조, 4음보의 연속체 구성 : 서사, 본사, 결사의 3단 구성 성격 : 묘사적, 예찬적, 서정적 주제 : 봄의 완상과 안빈낙도
4. 작품 읽기와 현대어로 바꿔 쓰기 紅塵(홍진)에 뭇친 분네 이내 生涯(생애) 엇더고. 넷 사 風流(풍류) 미가 미가. 天地間(천지간) 男子(남자) 몸이 날만 이 하건마, 山林(산림)에 뭇쳐 이셔 至樂(지락)을 것가. 數間茅屋(수간 모옥)을 碧溪水(벽계수) 앏픠 두고, 松竹(송죽) 鬱鬱裏(울울리)예 風月主人(풍월 주인) 되어셔라. 서사 - 자연에 묻혀 사는 즐거움
세속에 묻혀 사는 사람들아, 이 나의 살아가는 모습이 어떠한고. 옛 사람의 운치 있는 생활을 내가 미칠까 못 미칠까 세속에 묻혀 사는 사람들아, 이 나의 살아가는 모습이 어떠한고? 옛 사람의 운치 있는 생활을 내가 미칠까 못 미칠까? 천지간 남자의 몸이 나와 같은 사람이 많건마는 산림에 묻히어서 살아가는 지극한 즐거움을 모른다는 말인가? 초가집을 시냇물 앞에 지어 놓고,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진 속에 자연의 주인이 되었구나!
엇그제 겨을 지나 새봄이 도라오니, [桃花杏花(도화 행화) 夕陽裏(석양리)예 퓌여 잇고, 綠楊芳草(녹양 방초) 細雨中(세우 중)에 프르도다.] 칼로 아 낸가, 붓으로 그려 낸가, 造化神功(조화 신공)이 物物(물물)마다 헌다. 수풀에 우 새 春氣(춘기) 내 계워 소마다 嬌態(교태)로다. 본사-1 : 봄의 아름다운 경치
엊그제 겨울 지나 새봄이 돌아오니, 복숭아꽃 살구꽃은 저녁 햇빛 속에 피어 있고, 푸른 버들과 아름다운 풀은 가랑비 속에 푸르도다. 칼로 재단해 내었는가? 붓으로 그려 내었는가? 조물주의 신비스러운 솜씨가 사물마다 야단스럽구나! 수풀에서 우는 새는 봄 기운을 끝내 이기지 못하여 소리마다 아양을 떠는 모습이로다.
物我一體(물아 일체)어니, 興(흥)이 다소냐 物我一體(물아 일체)어니, 興(흥)이 다소냐. 柴扉(시비)예 거러 보고, 亭子(정자)애 안자 보니, 逍遙吟詠(소요 음영)야, 山日(산일)이 寂寂(적적), 閒中眞味(한중 진미) 알 니 업시 호재로다. 본사-2 : 봄의 흥취
자연과 내가 한 몸이거니 흥겨움이야 다르겠는가 자연과 내가 한 몸이거니 흥겨움이야 다르겠는가? 사립문 주변을 걷기도 하고 정자에 앉아 보기도 하니, 천천히 거닐며 나직이 시를 읊조려 산 속의 하루가 적적한데, 한가로운 가운데 참된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 없이 혼자로구나.
이바 니웃드라, 山水(산수) 구경 가쟈스라. [踏靑(답청)으란 오 고, 浴沂(욕기)란 來日(내일) 새] 이바 니웃드라, 山水(산수) 구경 가쟈스라. [踏靑(답청)으란 오 고, 浴沂(욕기)란 來日(내일) 새]. [아에 採山(채산)고, 나조 釣水(조수)새.] 본사-3 : 산수 구경 권유
여보게 이웃 사람들이여, 산수 구경을 가자꾸나. 답청은 오늘 하고 냇물에 목욕하는 것은 내일 하세 여보게 이웃 사람들이여, 산수 구경을 가자꾸나. 답청은 오늘 하고 냇물에 목욕하는 것은 내일 하세. 아침에 산나물을 캐고 저녁에 낚시질을 하세.
괴여 닉은 술을 葛巾(갈건)으로 밧타 노코, 곳나모 가지 것거, 수 노코 먹으리라 괴여 닉은 술을 葛巾(갈건)으로 밧타 노코, 곳나모 가지 것거, 수 노코 먹으리라. 和風(화풍)이 건 부러 綠水(녹수) 건너오니, 淸香(청향)은 잔에 지고, 落紅(낙홍)은 옷새 진다. 樽中(준중)이 뷔엿거 날려 알외여라. 小童(소동) 아려 酒家(주가)에 술을 믈어, 얼운은 막대 집고, 아 술을 메고, 微吟緩步(미음 완보)야 시냇의 호자 안자, 明沙(명사) 조 믈에 잔 시어 부어 들고, 淸流(청류) 굽어보니, 오니 桃花(도화)ㅣ로다. 武陵(무릉)이 갓갑도다, 져 이 긘 거인고. 본사-4 : 음주와 풍류
이제 막 익은 술을 갈건으로 걸러 놓고, 꽃나무 가지 꺾어 잔 수를 세면서 먹으리라 이제 막 익은 술을 갈건으로 걸러 놓고, 꽃나무 가지 꺾어 잔 수를 세면서 먹으리라. 화창한 바람이 문득 불어서 푸른 시냇물을 건너오니, 맑은 향기는 술잔에 가득하고 붉은 꽃잎은 옷에 떨어진다. 술동이 안이 비었으면 나에게 아뢰어라. 소동을 시켜서 술집에서 술을 사 가지고, 어른은 지팡이를 짚고 아이는 술을 메고, 나직이 읊조리며 천천히 걸어 시냇가에 혼자 앉아, 고운 모래가 비치는 맑은 물에 잔을 씻어 술을 부어 들고, 맑은 시냇물을 굽어보니 떠내려오는 것이 복숭아 꽃이로다. 무릉도원이 가까이 있구나. 저 들이 바로 그 곳인가?
松間(송간) 細路(세로)에 杜鵑花(두견화) 부치 들고, 峰頭(봉두)에 급피 올나 구름 소긔 안자 보니, 千村萬落(천촌 만락)이 곳곳이 버러 잇. 煙霞日輝(연하 일휘) 錦繡(금수) 재폇 , 엇그제 검은 들이 봄빗도 有餘(유여)샤. 본사-5 : 산봉우리에서의 경치 조망
소나무 사이 좁은 길로 진달래꽃을 손에 들고, 산봉우리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 보니, 수많은 촌락들이 곳곳에 벌여 있네 소나무 사이 좁은 길로 진달래꽃을 손에 들고, 산봉우리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 보니, 수많은 촌락들이 곳곳에 벌여 있네. 안개와 놀과 빛나는 햇살은 아름다운 비단을 펼쳐 놓은 듯, 엊그제까지도 거뭇거뭇했던 들판이 이제 봄빛이 넘치는구나.
功名(공명)도 날 우고, 富貴(부귀)도 날 우니, 淸風明月(청풍 명월) 外(외)예 엇던 벗이 잇올고 功名(공명)도 날 우고, 富貴(부귀)도 날 우니, 淸風明月(청풍 명월) 外(외)예 엇던 벗이 잇올고. 簞瓢陋巷(단표 누항)에 흣튼 혜음 아니 . 아모타, 百年行樂(백년 행락)이 이만 엇지리. 결사 : 안빈낙도
공명과 부귀가 모두 나를 꺼리니, 아름다운 자연 외에 어떤 벗이 있으리오. 비록 가난하게 살고 있지만 잡스러운 생각은 아니 하네. 아무튼 한평생 즐겁게 지내는 것이 이만하면 족하지 않겠는가?
1.이 작품에서 작자가 ‘봄’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 부분을 찾아보고, 여기에 쓰인 표현 기법의 종류를 알아보자. ◎ 칼로 아 낸가, ~ 物物(물물)마다 헌다. : 의인법, 대구법 ◎ 桃花杏花(도화 행화) 夕陽裏(석양리)예 퓌여 잇고, 綠楊芳草(녹양 방초) 細雨中(세우 중)에 프르도다. : 대구법
◎ 수풀에 우 새 春氣(춘기) 내 계워 소마다 嬌態(교태)로다. : 감정이입 ◎ 淸香(청향)은 잔에 지고, 落紅(낙홍)은 옷새 진다. : 물아일체(자연과의 일체감) ◎ 오니 桃花(도화)ㅣ로다. 武陵(무릉)이 갓갑도다, : 상징법 ◎ 煙霞日輝(연하 일휘) 錦繡(금수) 재폇 : 직유법 ◎ 淸風明月(청풍 명월) 外(외)예 엇던 벗이 잇올고 : 의인법, 설의법 ◎ 山林(산림), 風月(풍월)主人(주인), 淸風明月(청풍명월) : 대유법
2. 이 작품은 화자가 대상에서 느끼는 정감을 시선의 이동에 따라 표현하고 있다 2. 이 작품은 화자가 대상에서 느끼는 정감을 시선의 이동에 따라 표현하고 있다. 시상을 내용 단계에 따라 정리해 보고, 그 특징을 알아보자. 화자의 시선은 좁은 공간인 ‘수간모옥’에서 점차 ‘들판’, ‘시냇가’, ‘산 위’와 같이 넓은 공간으로 옮겨지면서 확대되고 있다.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며 지냄. 3. 이 작품에 드러난 옛 사람들의 풍류에 대해서 말해 보자. 특히, 아래에 제시된 말들의 뜻을 알아보고, 이를 당시 선비들의 삶과 관련시켜 설명해 보자. ◎ 안빈낙도(安貧樂道)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며 지냄.
◎ 풍월주인(風月主人) 풍월은 ‘바람과 달’의 뜻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이르는 말. 그러므로 자연의 주인이라는 말 속에는 자연 경치에 대해 시를 짓거나 읊으며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아가는 풍류객이 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 물아일체(物我一體) 외물(外物)과 자아, 객관과 주관, 또는 물질 계와 정신계가 한데 어울려 하나가 된다는 뜻. 즉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된다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