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are My Stories . Written by 이정혜 Photographs by 안유나, 안승건
Here are my stories. stories 1. Before : 너를 만나기까지 2. During : 너와 적응하기 3. After : 너를 만난 후 4. Behind Story
Here are my stories. 나 이정혜 나이 꺾어진 70,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대한민국의 보통 엄마, 딸 안유나 나이 다섯 손가락 지칠 줄 모르는 에너자이져, 아빠 안승건 기센 두 여자 등살에 40 이 오기도 전에 심각한 수준의 탈모 진행 중.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우리 가정에 성은 노 이름은 부영이라는 아이가 새로 입양되면서 나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Here are my stories. 1. Before : 너를 만나기까지 2년 전 나는 직장맘 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주중에는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는 게 전부, 주말 이틀 동안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게 고작이었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유나에게 해 준 것이 있다면 책 읽어 주는 것. 백일 무렵부터 하루에 3권 정도 꾸준히 읽어주었다. 그래서인지 또래보다 말이 빨랐고, 발음도 정확했으며, 언어구사력이 좋았다. 특히 동화책을 즐겼다. 언어습득에 있어서 책만한 것이 없다 는 확신을 얻은 나는 영어를 접해 줄 시기가 되면, 재미난 동화책부터 읽어 줘야지 라는 결론을 내렸다. 직장에서 나는 기업의 수출입업무를 지원해주고, 해외송금업무 등을 맡고 있던 터라 영어를 접할 기회도 많았고, 외국인과 얘기할 기회도 자주 있었다. 특히 외국에 아들 딸을 유학 보낸 기러기아빠들의 하소연을 들으며 그들의 아픔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Here are my stories. 그들의 대부분은 혼자서 힘들게 번 돈의 전부를 아이의 유학비용으로 송금을 보내고 있었는데, 일년에 드는 비용이 장난이 아니다. 평균 일억 정도가 든다니 그렇게까지 해서 자식을 키워야 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열심히 돈 벌어 외국에 유학 보내는 것이 진정 유나를 위한 것인지, 이 땅에서는 제대로 된 방법으로 진정 아이를 훌륭하게 키울 수는 없는 것인지 뭐 이런걸 고민하고 있을 때, 내게 갑작스런 변화가 생겼다. 10년 동안의 직장생활을 접어야만 했다. 직장을 관두고 이젠 무얼 할까 내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유나랑 집 근처에 있는 영어서점에 가서 우연히 책을 골라 읽었는데, 책 내용도 좋았지만, 노래 또한 참 근사했다. 나도 좋아했지만, 유나 역시도 책과 노래를 좋아했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참 즐거웠고, 유나도 이제 슬슬 영어를 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제 2의 나의 직업과 내 아이의 영어교육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 정보를 구하던 중 친구의 조언으로 JY 리터러시 수업을 듣게 되었다.
Here are my stories. 근데 수업시간 중에 내가 유나랑 재미있게 읽고 들었던 그 책이 바로 노부영이라고 소개를 해 주는 것이었다. 나는 그 녀석에게 은근히 끌렸다. 그래서 그 녀석을 우리 집에 들이기로 결심했고, 이렇게 하여 그 녀석이 우리 집으로 들어와 나와 내 아이에게 변화를 가져다 주기 시작했다.
Here are my stories. 2. During : 너와 적응하기 처음에는 일주일에 5권씩 낱권으로 사 주었다. 리터러시 수업시간에 소개된 책과 주위에서 재미있다고 추천한 책들을 중심으로. 일주일 동안 5권을 계속 반복해 읽어 주었다. 볼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고 재미있었는지 계속 읽어 달라고 했다. 나 역시 어렸을 때 이런 동화책 못보고 커서인지 내가 아이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Here are my stories. 그렇게 우리는 같이 즐겼다. 몇 달 동안 들어온 노부영이 어느새 60권 정도에 이르렀다. 하지만 노부영의 재미에 푹 빠져있는 유나에겐 너무 적은 양이라는 생각이 들어 세트를 들여 놨다. 베오영과 함께. 여기까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비싼 돈 들여 사놓은 세트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 내가 먼저 책에 대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리터러시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토대로 아이를 시험 삼아 티칭 연습도 해 보고 싶었다. 웹에 있는 자료들을 참고해 이 책의 주제는 뭐고 여기서 익혀야 하는 단어는 뭐고 이런 식으로 책에 접근하니 아이가 싫어했다. 가르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책을 보여주니 아이가 금방 알아챘다. 동화책은 영어교재가 아니다. 동화책은 동화책으로 그냥 즐겁게 느끼게 해주자 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그렇게 충분히 즐기고 난 후, 웹에 있는 자료들을 적극 활용해서 내가 유나 모르게 전달하고 싶었던 학습적인 것들도 이뤄 낼 수 있었다.
Here are my stories. 세트를 들여 놓은 후 제일 먼저 읽어 달라고 내민 책이 ‘ HECKED PEG ’였다. 유나 나이 4살, 노부영 접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이런 어려운 책을 읽어줘야 하는 것인지 순간 고민이 되었지만, 그래도 읽어줬다. 근데 몇 분만에 휙 딴 데로 가버리더라. ‘ 그래 이해를 못했구나. 아직은 아니야’. 근데 다음날 유나가 혼자 책장을 넘기며 그 책을 보고 있었다.그러더니 또 읽어 달라고 가져온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그림을 잘 표현하고 있는 중요한 문장 위주로 해서 읽어 주었더니 또 읽어 달란다. 여러 차례의 반복을 거친 후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의 그 긴 스토리도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 쉽다 어렵다의 기준은 내가 정한 잣대 일 뿐, 본인이 재미있으면 이렇게 길고 어려운 책도 즐기는구나. 그래서 특별히 단계를 두지 않고, 유나가 보고 싶은 책을 스스로 고르게 하여 다양하게 읽어 주었다.
Here are my stories. 나는 또한 한글 책과도 연계하여 읽어 주었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같은 스토리에 흠뻑 빠져 있을 때 My bedtime Princess Stories, The Princess and the Dragon 도 함께 읽어 주었다. 어떤 특정 주제에 대해 흥미가 있을 때, 그 주제와 연관된 다양한 책들을 함께 읽어주면서 더욱 흥미를 자극 시켰다. 흥미가 가능성을 만들고, 가능성이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으니깐. 또한 나는 책 읽는 시간을 따로 정해 두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든 수시로 읽어 주었다. 잠들기 전에는 물론이고, 밥 먹을 때도, 응가 할 때도,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는 유치원 차를 기다릴 때도. 그리고 책으로 읽은 것은 반드시 오디오 CD와 함께 들려 주었다.
Here are my stories. 예를 들자면 Bedtime에 읽은 책은 잠들기 전 불을 끄고, CD를 켜 놓고 듣다가 잠이 들었다.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도 항상 CD를 켜 놓고 있었다. 주말에는 가능한 한 밖으로 데리고 나가 책 속에서 느꼈던 것들을 직접 경험하게 해 주었다. 오는 주말에는 아빠와 함께 The story of the little mole 연극을 보러 간다고 유나는 벌써부터 신이 나 있다. 아빠의 동참 도 벌써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나 역시 텔레비전 보기 좋아하는 아빠를 설득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렇게 꾸준히 일년 정도를 읽어 주었더니, 어느새 혼자 놀 때도 영어로 중얼거리고, 가사까지 맘대로 바꾸며 노래도 불러댔다.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있었는데, 유나가 “ Mommy! look at me. I swing so high!” 하는 게 아닌가!
Here are my stories. 유나는 책에서(My crayons talk) 보았던 표현들을 그 상황 속에서 적절하게 잘도 뱉어 내고 있었다. 사실 어떤 언어를 output 해 내기에 일년은 너무 짧은 기간이라 기대도 안 했는데, 그 이상이었다. 여기까진 순항이었다. 5살이 되어 유치원을 보내면서 예기치 않았던 문제가 발생했다. 3월이 가고 4월에 접어 들면서, 갑자기 유나가 영어책을 안 읽으려 했다. Bedtime에 읽고 싶은 책을 항상 스스로 골라 오도록 했는데, 갈수록 영어책의 권수가 줄어드는 것이었다. 궁금했다. 왜 갑자기 이러는 건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유치원에서 하는 영어수업이 자기가 다 알고 있는 거라 별로 재미가 없단다. 친구들도 가끔씩 영어로 얘기하는 유나를 보고 ‘너 왜 영어해?’ 하며 놀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유나는 또래보다 조금 앞서가고 있었다. 영어유치원에 보낼걸 하는 후회도 살짝 들었다.
Here are my stories. 또한 그 무렵 유나는 한글을 깨쳐 조금씩 한글 책 읽기가 시작이 되었다. 한글수준이 벌써 영어를 앞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익숙하고 편한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본능은 아이에겐 당연하다. 모국어 능력이 깊어지면 영어 또한 그 수준으로 따라가니 그래도 꾸준히 읽어 주라 는 어느 전문가의 조언이었다. 모국어 환경 속에서 영어는 second 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쉽지가 않다. 거부반응을 보이는 유나에게 영어책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한글 책을 더 읽어 달라고 하면 원하는 대로 더 읽어 주었다. 대신 한 템포 늦추었다. 더 높은 도약을 위해 한 걸음 물러 설 줄도 알아야 한다 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그랬더니 서서히 다시 흥미가 회복이 되더라는 거다. Sunshine on my shoulder 노래를 듣더니 뭔가 feel 이 꽂혔는지 노래를 열심히 따라 부르고, 다른 책들도 뒤적거린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환경 속에서 한번쯤은 이런 홍역을 치르기도 하지만, 책을 재미있게 읽던 아이라면 다시 제 pace를 찾으니 너무 걱정 말고 기다리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Here are my stories. 3. After : 너를 만난 후 유나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을 때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 적이 있다. Dear Zoo를 읽어 주었는데, 책과 함께 움직이는 아이들의 눈이 너무 진지했다.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나는 노부영을 통해 내 미래에 대한 비전도 갖게 되었다. 영어학원 차려 돈 많이 벌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책과 친해져 아이들이 제대로 영어를 즐겼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도록 내가 도와주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다.
Here are my stories. 이런 나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특히 웹에서 도움을 많이 얻는다. 책에 대한 유익한 정보 및 다양한 활용법을 참조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샘플링하고, 올려진 자료들을 필요할 때 꺼내 쓰기도 하고. 우째든 짧은 영어실력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또한 리터러시나 파닉스 강의도 영어교육에 무지한 내게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같은 목적을 가진 선생님, 엄마들과의 스터디 역시 내겐 활력소가 되었다. 특히 웹을 이용하면서 내가 배운 가장 큰 것이 있다면 바로 나눔의 미덕 이다. 좋은 정보를 같이 공유함으로써 함께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을 볼 수 있어서 흐뭇하다. 사실 요즈음 내 아이만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도 많다. 그래서 무슨 대단한 보물인양 좋은 정보는 꼭꼭 숨겨 두려 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옆집 아이가 잘 되어야 내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같은 세대를 살아가야 하니깐.
Here are my stories. 이제 내 이야기를 슬슬 마무리하려 한다. 할로윈 파티에 갔다 오는 차 안에서 우리 가족은 CD를 켜 놓고 열심히 Sunshine on my shoulder 노래를 불렀다. 유나가 이러는 거다 “아빠! 엄마 사랑하지? 연습해서 엄마한테 꼭 불러줘. 엄마! 나도 연습해서 내가 엄마에게 불러 줄게”. 그 순간 나는 참 행복했다. 아! 가족은 너무 소중하다는 걸. 가정이 지켜지지 않고, 가족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교육은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니라는 것을. 사랑과 신뢰가 바탕이 된 환경 속에서 이루어진 교육이야말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걸 말이다. 결국 내가 노부영을 통해 얻은 것은 내 아이 영어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한 해답은 물론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답도 얻었다. 노부영은 이렇게 우리 집의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나는 감히 말한다. 노부영! 너는 또 하나의 가족 이라고.
Here are my stories. 4. Behind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