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문화 제 6 강 디자인과 기업 디자인과 마케팅
디자인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리고 국력이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의 중요성이 새삼 크게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디자인이 최근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 상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를 보완해주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낮은 임금과 생산원가에 의존하던 국산품의 가격 경쟁력이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현저히 약화됨에 따라 제품의 이미지개선과 좋은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만회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생산비의 많게는 10배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는 제품의 사례들을 볼 수 있다. 둘째, 국민 소득이 증대되면서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할 때 가격에 대한 민감도 보다 디자인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대채로 1 인당 국민소득(GNP)이 5,000달러를 넘어서면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절대빈곤상태를 벗어나게 되면서 생활의 질을 생각하게 됨에 따라 의, 식, 주의 모든 면에서 차별화를 도모 하려는 욕구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1만 달러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디자인이 상품의 선택을 크게 좌우하게 된다. 성능 면에서는 아직 쓸 만 하지만 달라진 디자인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폐기처분(artificial obsolescence)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값은 비싸지만 디자인이 좋은 외제품을 선호하는 풍조가 드러나게 된다 또한 값은 비싸지만 디자인이 좋은 외제품을 선호하는 풍조가 드러나게 된다. 셋째, 국가 산업 전략의 발전 단계와 관련지어 디자인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게 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즉 국가의 산업구조가 취약할 때 는 저임금에 의한 저가품 양산에 의존하기 때문에 디자인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지 않지만, 경제구조가 고도화되면 상대적으로 디자인의 비중이 커지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디자인력의 뒷받침이 없다면 결코 국제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해진다. 앞서가는 기술이 새로운 제품의 씨앗 이라고 한다면 디자인은 그 씨앗이 탐스러운 열매로 결실을 맺게 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이라는 무형의 자산에 가시적인 형상을 부여함으로써 인류의 생활을 더욱더 풍요롭게 해주는 제품으로 승화시키는 디자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디자인은 설사 기술력이 다소 뒤질 경우에도, 그 열세를 만회시켜 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는 일상생활 용품이나 경공업 제품에서 디자인에 의해 상품의 경쟁력이
크게 좌우되는 것이 이같은 맥락에서이다. 이와같은 사실은 개발도상의 단계를 벗어나 선진국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 특히 관심을 두어야 할 만한 일이다.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가들은 물론, 타이완, 싱가폴, 브라질 등과 같은 개발도상국들이 모두 국가적인 차원에서 강력한 디자인 진흥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최근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경쟁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에서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 외국제품의 무분별한 모방에서 벗어나 디자인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우리 상품의 국제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다. 디자인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초일류 기업의 디자인 레고(Lego)사 1916년에 설립된 레고사는 여러종류의 완구를 생산해 오다 1949년에 사업상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오늘날 레고브릭( Lego brick)이라고 불리는 조립식 완구를 만들게 되면서 전세계적 규모의 초대형 완구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현재 레고그룹은 전세계에 37개 해외지사를 두고 있으며 110개 구에 6만여개의 레고 전문매장을 두고 360여 종류의 독특한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브라운(Braun)사 좋은 디자인으로 사업의 성공을 이끌어내고 있는 또 다른 회사로 독일의 브라운사를 꼽을 수 있 다. 커피 메이커와 각종 소형 주방기기와 전기면도기 등 소형 위생기기 부문에서 불필요한 장식이 전혀 없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세계 가정용품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회사이다. 브라운사의 디자인에는 실용주의적인 독일인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1921년에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막스 브라운에 의해 설립된 이 회사는 그 후 두차례에 걸친 오일쇼크에도 불구하고 매우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 한 예로 1987년부터
1992년까지 5년간 매출고는 매년 평균 13. 5%, 수익률은 17. 8% 신장 하였다 1992년까지 5년간 매출고는 매년 평균 13.5%, 수익률은 17.8% 신장 하였다. 특이한 점은 그와같은 고성장이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다. 브라운사의 제품들은 모두 나름대로 아주 독특한 동질성(identity)을 가지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보아도 브라운사의 상품임을 확연히 드러내 주는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효율적인 기업 이미지 디자인 코카콜라사의 심벌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청량음료로 꼽히는 코카콜라, 환타, 스프라이트 등과 같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코카콜라사는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디자인을 효율적인 경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코카콜라는 특히 독특한 심벌, 일명 ‘코카콜라 레드’로 불리우는 빨강색과 흰색, 유연한 곡선을 이룬 병 등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는 디자인 시스템으로 세계인의 기억 속에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코카콜라 시스템의 확립은 회사의 긴 역사 만큼이나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이루어졌다. 먼저 코카콜라의 로고가 디자인 된 것은 1886년의 일이다. 설립자 존 펨퍼턴 박사의 동업자였던 프랭크 로빈슨이 장부용 서체로 쓴 레이블을 용기에 붙였던 데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빨간색과 흰색의 조합은 1892년 부터 코카콜라를 운반하는 마차가 쉽게 식별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로 채택 되었다.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 코카콜라사의 최고 경영진은 치열한 판촉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심벌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1986년 코카콜라사는 CI전문업체인 랜도사(Landor Associates) 에 코카콜라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 BI)와 포장 시스템에 대한 완벽한 재평가를 의뢰하였다. 코카콜라사의 요구조건은 상황의 변화에 적합하도록 심벌을 개선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100년 가까운 오랜 기간 동안에 걸쳐 사용되어 온 기존 심벌이 형성하고 있는 이미지에 손상이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건이 전제가 되었다. 고객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는 코카콜라의 이미지는 가장 귀중한 기업자산이기 때문이다.
KENWOOD사의 사인 시스템 일본 도쿄에 있는 켄우드사는 모범적인 CI시스템의 일환으로 독특한 사인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트리오(Trio)라는 이름으로 음향기기를 생산하고 있던 이 회사는 1980년 부터 일부제품에 ‘Kenwood’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로 브랜드 이미지상의 예기치 않던 혼란이 생겨남에 따라 ‘Trio Kenwood’라는 이름을 사용 하기도 했다.
그와같은 상황에서 이 회사의 CI개발을 의뢰받은 파오스(PAOS)는 W자에 삼각형이 있는 독특한 로고타입을 디 자인 하였다
디자인의 전략적 관리를 위한 십계명 제 1 계. 좋은 디자인은 최고 경영자의 책임임을 인식하라. 제 2 계. 디자인 담당 중역을 임명하라. 제 3 계.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라. 제 4 계. 목표에 의한 디자인을 하라. 제 5 계. 디자인을 처음부터 적극 활용하라. 제 6 계. 고객을 놀라게 할 ‘마야(MAYA)’국면을 찾아라. 제 7 계. 디자인의 질적인 생산성을 높여라 제 8 계. 유능한 디자인 인력을 육성하라. 제 9 계. 창의적인 디자인 환경을 육성하라. 제10계. 디자인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지 말라.
경제적 가치추구에서 문화적 가치 추구로 한 국가의 디자인 진흥 활동은 그 나라가 처해 있는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영국처럼 정부 주도형이 될 수도 있고 미국과 같이 민간 주도형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의 디자인 진흥이 국가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탈바꿈하려는 단계에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즉 디자인의 경제적인 측면을 강조해야만 그 가치에 대한 폭 넓은 공감대가 형성 될 수 있는 시점이라는 말이다. 이른바 디자인을 잘하면 경제적으로 어떤 이득이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설명을 해야만 비로소 거부 반응 없이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 단게에서는 아직 삶의 질이나 문화적 가치의 중요성이 그다지 크게 제기되지 않는다.
디자인의 가치는 국가산업의 발전 단계와 보조를 함께하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부터 문화적인 측면으로 변화되어 간다 디자인의 가치는 국가산업의 발전 단계와 보조를 함께하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부터 문화적인 측면으로 변화되어 간다. 개발도상국 시절에는 수출 상품의 경쟁력 측면 에서 디자인이 중요시 되지만, 선진국이 되면 그와 같은 문제보다 생활을 위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다. 우리의 역사, 문화와 전통, 생활양식, 정서 등에 부합되는 디자인을 개발해야 한다. 문화와 생활의 수준이 앞선 선진국들이 모두 디자인에서도 선진국이라는 사실도 같은 맥락이다.
좋은 환경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준다. 또한 노약자, 어린이, 장애자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모두 나름대로 안락한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생활 속의 디자인이다. 디자인이 생활의 일부로 정착이 될 때 비로소 국력의 신장과 삶의 질의 향상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우리도 머지않아 디자인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을 해보자.
질의 국내외의 디자인들 중에서 그 국가이미지를 대표하는 성공적 디자인사례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