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외관계론 제8강. 한국의 대외관계 3: 북한 신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이 동 윤
1. 남북한 관계의 변화과정 ○ 1953년 한국전쟁이 종료된 이후 남북한 관계는 상호 정치체제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극한적 대립 지속 - 1953년 종결된 한국전쟁은 전쟁의 완전한 종결이 아닌 휴전 상태로서 군사적 대치상태 지속, 이러한 가운데 안보적․외교적 경쟁과 대결 심화 - 남북한 사이의 군사적 대립은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보다는 국지적 갈등과 상호 정치체제의 우월성을 검증하기 위한 외교전으로 발전 ○ 1970년대부터 국제적으로 데탕트(긴장 완화) 시기가 도래하자 남북한 관계도 점진적인 변화 모색 - 1972년 5월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평양 비밀방문에 뒤이어 7․4 남북 공동 성명이 발표됨으로써 남북한 관계는 새로운 변화와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가 추진 - 남북한 적십자회담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 등 인적 교류와 화해 분위기가 모색 되는 가운데 10월 유신이 선포되고 남북의 권위주의체제 강화가 추진되자 북한 측의 일방적 거부로 남북한 대화 중지
○ 1980년대 초반까지 북한은 1․26 사태와 12․12 군사반란 등 남한의 국내 정치적 요인들을 이유로 남북한 문제 및 통일 문제에 대해 공세적 태도 표명 - 1983년 미얀마 아웅산묘지 폭파사건이나 1978년 발생하여 1984년 발표된 최은희․신상옥 부부 납치사건 등은 남북한 관계를 경색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 - 북한은 1985년 한․미 팀스피리트 훈련을 빌미로 주한 미군의 철수 등을 주장 하며 그 동안 간헐적으로 추진되어 온 남북한 대화 결렬 ○ 1988년 노태우 정부는 7․7 특별선언(민족자존과 통일 번영을 위한 특별선언) 을 통해 그 동안의 대결정책을 탈피하여 새로운 남북한 관계를 모색 - 7․7 특별선언은 종래의 북한 고립화 정책에서 벗어나 남북한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에 모색하기 위한 진일보한 정책으로 평가 - 북한 역시 그 동안 추진하여 온 고립정책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서 남한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호응 - 1989년 독일 통일을 비롯하여 1990년대 초반 소련의 붕괴와 동구권 국가들의 변화는 국제환경 차원에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 - 1988년 서울 올림픽에 공산권 국가들이 대거 참여하자, 북한은 1989년 조국 통일촉진대회를 개최하고 연이어 1990년 조국통일을 위한 범민족대회를 개최 하는 등 남한 내부의 혼란과 친북통일 세력들을 회유
○ 1990년대 초반부터 북한의 대내적 위기가 발생하자, 북한은 돌연 남북한 대화를 중단하고 체제 안보를 위한 핵 문제를 유발 - 1990년대 초반까지 남북한 고위급회담을 통해 남북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1991년 10월에는 남북한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 협력에 관한 기본합 의서가 채택되어 남북한 관계의 급진전이 모색 - 그러나 1994년 김일성 사망을 비롯하여 북한의 식량난과 에너지난, 탈북자 문제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남북한 관계는 다시 한 번 경색 ○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가 발표되면서 한반도 문제는 단순히 남북한 문제가 아닌 국제적 문제로 발전 - 1994년 미국의 카터 전 대통령의 주선으로 남북한 정상회담이 주선되었으나, 예비접촉 과정에서 북한 측의 거부로 결렬 - 1994년 김일성 사망과 더불어 남북한 관계는 급경색되어 남북한 간 기본적인 대화와 협상마저 결렬 - 김영삼 정부는 북한의 조기 붕괴를 대비하여 남북한 흡수통일론을 대북정책으로 표방하였으며, 이를 빌미로 북한 측은 남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거부하고 통미 봉남(通美封南) 정책을 추진
○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집권하여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sunshine policy)을 추진하게 되면서 남북한 관계의 유화적 분위기 조성 - 김대중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은 모든 분야에서 열세에 놓인 북한의 폐쇄적 고립 정책을 변화시키는데 일조 -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역사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 되고, 6․15 공동선언이 발표됨으로써 남북한 관계의 변화된 모습을 표출 ① 통일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 ② 남한의 연합제안과 북한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 사이의 공통점을 인정 ③ 남북한 이산가족과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인도적 차원에서 해결 ④ 경제협력을 통해 민족의 균형발전을 추진하고, 상호 협력교류를 확충 ⑤ 합의사항의 조속한 실천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당국 간 대화 개최 - 6․15 공동선언을 통해 남북한 경제협력과 문화교류가 활성화되었으며, 경제 협력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 -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육로를 통한 방북은 남북한 관계의 새로운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나, 이후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 등은 남북한 관계의 퇴보를 초래 ※ 최근 들어 북한의 핵사찰 거부와 핵무기 개발, 미사일 발사실험 등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남한을 제외하고 미국과 직접 상대하고자 하는 통미봉남 정책의 일환으로 평가
2. 북한 외교정책의 특징과 기본목표 ○ 국제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급변하는 북한의 외교정책 노선을 일괄적으로 정리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기본적으로 3개 원칙을 통해 북한의 외교정책 기본노선을 이해 ① 자주성 - 북한의 외교정책에서 자주성이란 계급적 차원에서 반제국주의뿐만 아니라 민족 주의 차원에서 반지배주의까지 포함 - 정치․군사적 차원에서 자주적 원칙의 통일과정이란 곧 한반도 내에서 모든 외국군의 철수, 즉 남한 내부에서 미군 철수를 의미 - 북한은 경제적 차원에서도 자주성 표명, 실질적인 자주적 노선은 불가능 ② 혁명성 - 조선노동당의 최대 목표는 남조선 광복을 통한 한반도의 적화통일과 전세계의 공산화 달성으로서 대외정책 또한 남조선의 혁명적 통일을 추구 -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 붕괴 이후 북한이 추진하는 대외정책의 혁명성은 이미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으며, 북한은 이러한 노선을 포기하지 못함.
③ 정치적 목적과 실리적 목적 사이의 갈등 - 남북한 상호 간의 이질적 정치체제는 국제적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과 대립관계 유도, 북한이 주장하는 주체사상 역시 정치적 외교정책 노선의 일환 -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과 러시아 등 과거 공산주의 국가들이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함으로써 북한은 외교정책 노선의 혼란과 갈등을 초래 ○ 북한의 외교정책 기본목표 ① 북한의 영토적 보존과 체제유지를 위한 국가의 안전보장 - 북한이 고려하는 가장 큰 안보적 위협은 주한 미군의 존재이며, 따라서 그들은 끊임없이 주한 미군의 철수를 주장 - 한․중, 한․러 관계가 국교 정상화를 통해 새롭게 변화하자, 북한은 기존의 안보 동맹 및 협력관계에서 새로운 어려움에 봉착 ② 경제발전을 통한 주민 생활의 향상과 국력 신장 - 이미 북한의 경제력은 바닥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며, 따라서 자력을 통한 경제 회생이 어려운 실정
- 이에 따라 북한은 1992년 최고인민회의 결정에 따라 서방 선진국들의 기술과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 경주 ③ 한반도에서 공산화 통일을 달성하고 전세계에 걸쳐 공산화 통일을 이룩하는 전위대 역할 담당 - 북한의 공산주의 혁명을 통한 한반도 통일은 이미 현실적인 차원에서 실현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략․전술적 변화가 모색되어야 하는 시점 - 북한은 외교정책의 기본목표로서 혁명 통일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으며, 경제협력이나 부분적인 개방도 이를 위한 전략․전술로 활용 ④ 북한이 현재 지니고 있는 중대과제인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고, 김정일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경주 - 특히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북한의 모든 외교정책은 김정일체제의 조기 안정화로 집결 - 최근 들어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악화설은 다시금 북한 정치체제 내부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국제적 관심을 촉발
3. 남북한 관계의 문제점과 향후 전망 ① 남북한 관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남북한 대화의 정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 남한은 1988년 7․7 특별선언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남북한 대화를 시도 하고 있으나, 북한은 상황적 변화에 따라 남북한 대화를 결렬 - 남북한 관계가 새로운 방향으로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명분으로도 변함없는 지속적인 대화 창구의 개설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 ② 남북한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인적․물적 교류의 점진적 확대 요망 - 현실적으로 남북한 경제협력은 그 동안 북한의 요구조건에 맞춘 불평등한 관계 속에 경제협력 관계 유지 - 남북한 사이의 경제협력이 활성화되고 제도화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유나 군사 안보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지속적인 관계 설정이 필요 ③ 사회․문화 교류와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 - 그 동안 간헐적으로 추진되어 왔던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최대 정책적 과제
4. 북한 핵 문제와 남북한 대외관계 - 탈북자 문제나 기타 북한 관련 인권 문제도 통일 한국을 대비하여 지속적으로 - 탈북자 문제나 기타 북한 관련 인권 문제도 통일 한국을 대비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심층적 문제 ④ 북한체제의 위기와 위협요인 제거 - 북한의 조기 붕괴는 남한 측의 입장에서도 북한의 낙후된 경제사정과 불안정한 안보환경을 떠안아야 하는 불안 요인으로 대두 - 특히 북한이 조기 붕괴하는 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정치․군사적 혼란과 사회 경제적 불안은 통일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장애요인으로 작용 - 따라서 북한의 다양한 위기 요인들이 연착륙하고, 보다 평화적이며 안정적인 방향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 4. 북한 핵 문제와 남북한 대외관계 ○ 1990년대 초반에 펼쳐졌던 북한 핵 문제는 북한의 벼랑끝(brinkmanship) 외교정책의 전형적인 모습을 표출 - 북한은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탈퇴 이후 남한과 국제사회를 위협 하여 그들의 정치․경제적 요구조건을 관철시키는 외교정책 전략을 추구
- 북한은 통미봉남 전략에 의한 핵 문제 협상을 통해 남한 정부의 주도력을 약화 시켰으며, 미국과 직접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대화 창구를 개설 - 미국의 경우 예측할 수 없는 북한의 외교전략․전술에 휘말려 현실적으로 북한의 요구조건을 대부분 수용하는 외교정책의 허점을 노출 - 이러한 문제점은 향후 북한의 제2차 핵 문제 위기과정에서도 그대로 연출 ○ 1997년부터 확산된 북한의 새로운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은 제1차 핵 위기 당시 북한의 외교정책 전략을 그대로 답습 - 북한은 경수로 문제의 발생 이후 다시금 핵 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지루한 줄다리기 싸움 지속, 이 과정에서 남한 정부를 배제시키려는 전략 추진 - 6자회담의 결렬과 미국의 정권교체를 틈타 북한은 어느 정도 그들의 정치외교적 이익을 관철, 이에 따라 동북아 안보환경의 급진적 변화가 초래되고 있는 실정 - 향후 북한 핵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인 핵심 사안이 될 것이며, 이에 대응 하여 미국의 동아시아, 특히 동북아 외교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느냐가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 ※ 결과적으로 현재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핵 외교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담보한 위험한 발상, 따라서 민족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로 대두 ※ DVD 시청:『한반도』(시네마서비스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