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치료에서의 수용과 변화 민 병 배
사랑에서 전쟁으로! 한 부부가 사랑, 교제, 결혼에서 출발하여 치료, 별거, 이혼으로 이행하는 과정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것들 중의 하나이다. 커플을 돕기 위해서는 “사랑에서 전쟁으로” 바뀌는 변천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커플의 고통스런 과정은 ‘지극히 평범한 비양립성’에서부터 시작된다. 파트너들이 이 비양립성을 다루는 방법들은 종종 그들을 고통스러운 길로 인도한다.
배우자 선택 배우자 선택 이론 1. 동형 배우자 선택 2. 이형 배우자 선택 배우자 선택은 두 사람의 관계 안에서의 강화에 바탕을 둔다. 1. 유사성에 의한 강화 촉진 2. 차이점에 의한 강화 촉진 유사성과 차이점은 둘 다 상호 강화의 원천이기 때문에, 둘 다 배우자 선택의 기초가 된다.
비양립성의 발전 매력과 끌림의 원천이었던 유사성과 차이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양립성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철저하고 신중하게 배우자를 선택한다 할지라도, 배우자들간에는 ‘그냥 잘 맞지 않는’ 자질이 있게 마련이다. 유사성에 기반하든 차이점에 기반하든 배우자들간의 비양립성은 불가피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양립성은 변할 수 있다. 관계를 규정하는 두 가지 핵심 차원: 친밀감, 불균형 - 비양립성은 종종 이 두 차원에서 발생한다. 각 배우자는 친밀감 차원과 불균형 차원에서 “서로 다른” 유형과 수준을 원한다.
비양립성의 결과 강압 - 강압(정적 강화) 굴복(부적 강화) 강압(부적 강화) - 다양한 강압 행동(형태 대 기능) - 갈등적인 상호작용의 세 가지 일반적인 패턴 (1) 상호 회피 (2) 상호 부정적 상호작용 (3) 요구-철수 패턴(demand-withdraw pattern) 비난: 강압적인 갈등 상태에 있는 배우자들은 상대에게서 갈등의 원인과 책임을 찾으려 함 양극화: 배우자들은 서로의 차이를 상대의 결함으로 변형시키면서 점차 더 양극화됨. 실제 모습보다 훨씬 더 다르게 서로를 보기 시작함.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변화시키려 할 때 내적 경험 미래 과거 상대방의 행동/ 상대방과의 차이점
전통적인 행동적 부부치료 Jacobson & Magolin(1979)’s Traditional Behavioral Couple Therapy(TBCT) 1. 행동교환(Behavioral Exchange) 2. 의사소통훈련(Communication Training) <예> 나 전달법(화자), 적극적 경청(청자) 3. 문제해결훈련(Problem-Solving Training) <예> 갈등해결훈련 TBCT의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목표는 ‘행동 변화’이다. 가령 치료자는 행동교환전략을 통해서, 각 배우자가 긍정적 행동의 빈도, 강도, 지속시간을 늘이고 부정적 행동의 빈도, 강도, 지속시간을 줄이도록 가르친다. TBCT의 가정은 ‘행동의 변화가 인지 및 감정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다.
수용: TBCT에서 결여된 연결고리 통합적인 행동적 부부치료(Integrative Behavioral Couple Therapy, IBCT: Jacobson & Christensen, 1996) TBCT는 화해, 타협, 협력에 큰 강조점을 둔다. TBCT는 변화할 수 있고 또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진 커플들에게만 효과가 있다. 대부분의 커플들은 타협될 수 없는 차이점을 지닌 채 치료에 임한다.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문제, 타협될 수 없는 차이점, 해결 불가능한 문제들이 변화를 위한 직접적 노력을 가로막고 있는 경우, 관계 개선을 촉진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문제와 차이를 받아들이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친밀한 관계에서의 수용이란? 변화와 수용의 잘못된 이분법! 변화와 수용의 구분은 단지 (1) 누가 변화되는지, (2) 그 변화가 어떤 성질의 것인지에 근거한다. - 변화: 상대방의 행동변화를 요구하는 것. 변화를 요구하는 측의 요청을 상대방이 받아들여서 행동변화를 시도하는 것. - 수용: 상대방에 대한 변화요구를 멈추고 자신이 변화되는 것.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감정반응이 변화되는 것. 나의 변화를 통해 상대방 행동의 다른 맥락을 만드는 것.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실제로는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변화를 위한 노력을 놓아버릴(letting go) 때 맥락의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에 따라 (직접적인 변화노력으로는 나타나지 않았던) 상대방의 자연스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수용의 촉진 “수용하라고 훈계하는 것” 대 “수용을 촉진하는 것” “수용의 맥락(조건)을 만드는 것”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수용: 문제행동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행동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면밀히 검토하며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 IBCT 치료자는 각 배우자의 감정 반응, 그 반응을 유발하는 조건, 반응이 미치는 영향을 탐색한다. 이러한 감정 반응을 비판단적이고 공감적인 방식으로 함께 논의하면서, 부부는 서로의 반응을 더 잘 알게 되고, 이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해석이 변화되고 자신의 행동이 변화되기 시작한다. 모든 사람의 모든 감정반응은 이해 가능한 진실을 가지고 있다. 모든 사람은 이해 가능한한 사연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비난, 철수, 일에 대한 집착, 성생활에서의 소극성…
일차적 문제 대 이차적 문제 - 일차적 문제: 문제가 되는 차이(예: 성에 대한 관심의 차이) - 이차적 문제 (반응적, 파생적) : 차이를 다루려는 시도의 결과로 나타나는 문제(예: 상호비난, 불화, 흥미의 양극화) 수용은 일차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모든 반응적 문제들을 감소시킬 수 있다. 상대방의 행동을 수용한다는 것은 상대의 행동에 대한 내 감정반응을 수용하는 것이다. 내 감정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 내 감정을 수용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상대방을 수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행동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두 전략 상대방의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가장 흔한 방식 1. 교육과 훈련 2. 요구, 부탁, 지시, 명령, 격려 이러한 방식은 변화를 요청 받은 자가 기꺼이 변화하고자 할 때는 매우 효과적인 행동변화 방법이다. 그러나 그가 행동변화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다른 것을 하고 싶거나, 강한 감정에 의해 방해를 받을 때에는 효과적이지 않다. <예> 건강식, 운동, 공부, 부모에 순종… 배우자로 인해 매우 화가 났을 때, 부부치료에서 배운 “적극적 경청”과 “I-message” 기술을 쉽게 적용할 수 있을까?
Rule-governed behavior: 직접적인 지시나 훈련을 통해 생성된 외현적 규칙의 통제하에 이루어지는 행동 Rule-governed behavior: 직접적인 지시나 훈련을 통해 생성된 외현적 규칙의 통제하에 이루어지는 행동. More effortful. Contingency-shaped behavior: 그 상황내의 자연적인 자극과 결과(강화자)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 More natural and spontaneous. IBCT는 contingency-shaped strategies를 통해 행동변화를 유도하려 한다. 즉 맥락의 변화를 통해 자연스런 행동변화가 나타나도록 돕는다. 부모 말에 순종하라고 명령하기보다는 부모 말에 순종할 수 있는 맥락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부부갈등의 주제(1) 부부갈등의 주제(예: 친밀감-거리감)는 거의 항상 두 파트너 사이의 차이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커플들은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에서부터 그 차이점을 없애기 위한 시도(주로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려는 시도)로 움직여간다. “차이점이 문제다. 그러므로 차이점을 없애야 한다.” (Difference is the problem!) “차이점을 없애려는 노력이 문제를 낳는다.” (Control is the problem!) <cf> 사적 경험 부부간 차이는 때로 불편하지만 자연스럽고 피할 수 없다. 차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차이에 대한 태도가 변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다름의 수용! 차이의 존중! <cf> 경험의 수용, 경험에 대한 태도의 변화
부부갈등의 주제(2) 친밀감 대 거리감 - 부부갈등의 가장 일반적인 주제: 친밀감 추구에서의 차이, 친밀감-거리감을 둘러싼 갈등. - 커플들은 그들의 관계 안에서 적절한 친밀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두고 서로 다툰다. 통제와 책임 - 결혼생활의 어떤 영역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 - 아무도 통제하기를 원치 않는 영역에 대해서 누가 책임질 것인가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 대 “아니,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당신이야” -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고마워하지 않고 돌봐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상대방이 사랑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
부부갈등의 주제(3) 예술가 대 과학자 - 예술가: 즉흥성, 유희적, 목표달성보다는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을 더 중시함 - 과학자: 즉흥적이거나 유희적이지 않음. 미래를 계획하고 목표를 세우며 일을 성취하는 것이 결혼생활의 본질이라고 생각함 관습성 대 비관습성 - 관습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 - 변화무쌍하고 모험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
양극화 과정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그 차이점을 유지하려는(즉 변화되지 않으려는) 상대방의 노력과 맞부딪치게 된다.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는 시도 자체가 자연스럽게 반작용을 야기하는 것이다. 두 사람이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동시에 할 경우, 불가피한 결과는 양극화, 즉 차이점이 더 심화되는 것이다. <예> 친밀감 추구자와 거리감 유지자 간의 양극화 과정: 아내(친밀감 추구자)가 원하는 만큼의 친밀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남편에게 더 많은 친밀감을 요구할수록, 남편(거리감 유지자)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뒤로 물러나게 되고, 그럴수록 아내는 남편을 더 당기게 된다. 어부는 상어를 얻고 싶어하지만 상어는 어부에게 잡히고 싶지 않을 경우, 어부가 낚싯대를 세게 당길수록 상어의 저항은 강해지게 마련이다.
평가와 사례개념화 평가: 합동면담, 개별면담, 자기보고질문지를 통한 평가 사례개념화: ‘부부갈등의 주제’와 ‘양극화 과정’에 더 많은 초점을 둠. 사례개념화를 통해서, 부부가 어떻게 차이점을 파괴적인 상호작용으로 만들어가는지 이해하게 됨. 사례개념화에 대한 피드백은 “relationship mindfulness”를 구축해 가기 위한 개념적 비계(conceptual scaffold)가 될 수 있다. 커플들은 외견상 서로 달라 보이는 사건들이 상호 연결된 주제임을 알아차리기 시작하고, 차이점 자체보다는 차이점을 다루는 방식(양극화 과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들은 서로의 감정반응을 더 잘 알아차리고 공감적으로 조율할 수 있게 되면서, 이에 대해 달리 반응하기 시작한다. 피드백의 임상적 목표는 부부가 서로를 비난하는 태도로부터 좀 더 수용적인 태도로 변화하는 데 있다.
수용을 촉진하기 위한 세 전략 IBCT는 각 배우자에게 더 수용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또한 무엇을 수용해야 할지 말하지 않는다. 단지 서로에 대한 정서적 수용이 자연스럽게 증가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려고 할 뿐이다. Empathic Joining around the problem Unified Detachment from the problem Tolerance Building
Empathic Joining 치료자는 부부의 문제와 연관된, 좀처럼 잘 표현되지 않는 감정을 탐색한다. 이러한 감정은 너무 취약하거나 당황스러운 것이어서 잘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 배우자는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은 한 번 표현되면 상대방에게서 공감과 연민의 반응을 유발함으로써, 부부가 서로 공감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된다. “Hard” feeling : <예> 분노와 비난은 상대방의 방어, 맞비난, 철수를 이끎 “Soft” or “Vulnerable” feeling : 치료자는 단단한 감정과 함께 존재하는 부드러운 감정과 연약함을 유발하려 노력함
Unified Detachment 어떤 특정한 상호작용을 구성하는 연쇄적인 행동을 부부가 함께 관찰하고 기술함 Empathic Joining이 정서적인 것에 초점이 있다면, Unified Detachment는 문제로부터 객관적이고 지적인 거리를 만들어내는 데 초점이 있다. Empathic Joining이 전쟁 중에 입은 서로의 상처에 주목하는 것이라면, Unified Detachment는 언덕에 올라가 쌍안경을 가지고 진행중인 전쟁을 바라보는 것이다. Empathic Joining이 문제에 대한 정서적 탐색에 초점을 둔다면, Unified Detachment는 문제에 대한 객관적 분석에 초점을 둔다. 두 전략은 부부를 “relationship mindfulness”로 이끈다.
참고문헌 이선희, 고열 역. 부부치료에서의 수용과 변화(학지사) 박성덕 역. 정서중심적 부부치료(학지사) Christensen et al.(2004). Acceptance, Mindfulness, and Change in Couple Therapy. In Mindfulness and Acceptance (edited by Hayes et al.), NY: Guilford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