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씨와 유령선생 20040670 언론영상학과 장미선
1.기획의도 사람들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한 번쯤은 관 계를 맺기 마련이다. 그 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한 사 람이 가장 먼저 관계를 맺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아닐 까? 세상에 한 발짝 나아가기 앞서 자기 자신이 진정 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그리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나의 진정한 모습을 보 여주려 노력해보자. 그러면 나 또는 당신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의사 소통을 하는 데 있어서 더 쉽게 세상에 한 발짝 디딜 수 있지 않을까…
2.표현방식, 등장인물 주인공의 무의식과 의식 을 오가는 장치 : 엘리베 이터(꿈 현실) 어둠과 밝음의 대비 진지한 유령선생 표현 방식 등장 인물 주인공의 무의식과 의식 을 오가는 장치 : 엘리베 이터(꿈 현실) 어둠과 밝음의 대비 진지한 유령선생 오지랑 김이박 박심관
3.배경 현재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 아파트 주위에 나무들로 둘러 싸여 있어서 집 안으로 햇빛이 들오질 않는다. 그래서 낮과 밤이 구분되질 않아 진지한의 집은 낮이고 밤이 고 항상 불을 키고 생활해야 한다. ‘땡’ 소리가 분명한 엘리베이터
4.구성 Sequence1: 유령을 만나게 되는 진지한 Sequence2: 유령과 의사소통을 시작하게 되는 진지한
5.장면(Sequence1) #1.아파트 엘리베이터 어두운 아파트 안 엘리베이터 앞에 진지한씨가 서 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진지한씨가 뚜벅뚜벅 걸음을 옮긴다. 엘리베이터 안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어둡다. 엘리베이터는 빠르게 내려간다. 어느 순간, 땡 하고 엘리베이터의 도착음이 크게 들린다. #2.진지한의 집, 일요일 밤 땡땡땡 하는 자명종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고 진지한씨는 피곤을 눈을 가까스로 뜬다. 정신을 차리고 배가 고파 부엌으로 가서 점심을 준비한다. 준비한 점심을 거실에 있는 TV를 보면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쟁반으로 점심밥을 옮기려고 거실에 있는 불을 켜는 찰나 진지한씨는 놀란다. #3.집 안 거실, 일요일 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누구냐고 묻는 진지한씨. 그의 얼굴을 본 순간 또 한 번 놀란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진지함을 다시 찾은 진지한씨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자신과 똑같은 모습 을 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을 ‘당신의 유령’이라고 소개했다. 유령은 매일 밤 12시부터 진지한씨가 일 어나는 아침 7시까지 집 안을 돌아다니며 진지한 공기가 쌓이지 않도록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을 한 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지한 공기가 잔뜩 쌓여 굳어버리기 때문에 집 주인의 성격이 괴팍한 주 인으로 바뀔 수도 있으니 말이다. 유령은 진지한씨 증조할아버지가 이 집에 살았을 때부터 살았고 집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서 유령의 모습 또한 바뀐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들은 후 진지한씨는 자신이 잠을 너무 오래 자버려서 밤 12시에 일어난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이 진지한 신사로 지 낸 것이 유령덕분인 것을 깨닫고 고마워하며 유령의 시간을 내주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5.장면(Sequence2) #4.집 안방, 월요일 밤 진지한씨는 10시 반에 침대에 누워 30분 동안 책을 읽고 잠을 자려고 애를 썼지만 전날 잠을 많이 잔 탓에 잠이 오질 않았다. 그러다 문득 어젯밤의 유령이 떠올랐다. 한 시간 후에 다시 유령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을 하니 더욱 잠이 오질 않았다. 하지만 진지한씨는 유령의 시간을 지켜줘야 신사다운 행동이라며 고개를 저었지만 이내 책상에 앉아 유령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안녕히 주무십시오’라고 편지를 쓴다. 편지를 거실 탁자에 놓은 후 돌아와 다시 잠을 청한다. #5.집 거실, 화요일 아침 아침에 일어난 진지한씨는 곧바로 거실로 달려간다. 탁자 위에 놓여 있는 편지 한 장. 그 편지에는 “좋은 아침입니다. 그럼, 저는 이만 쉬겠습니다.”라고 써 있었다. 유령이 답장을 남긴 것이다. 진지한씨는 그의 편지에 유령인 그도 진지 하고 신사적인 성격임을 알게 된다. 답장을 받은 진지한씨는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한다. 그리고 출근 준비를 한다. #6.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 안은 환하다. 엘리베이터 안에 진지한씨가 타고 있다. 1층에서 땡 하고 요란하게 울린다. 어깨를 쫙 펴고 진지한씨가 내린다. 그리고 힘차게 걸음을 옮긴다. #7.회사 사무실, 낮 진지한씨는 일을 하면서 또 유령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서 좀이 쑤셨다. 오늘은 무슨 내용으로 편지를 쓸지 한참 고민 한다. 오늘 하루는 그에게 참 더디게 가는 듯한 느낌이다. 계속 시계를 쳐다보는 진지한씨. 그러다 안되겠는지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집에 일찍 간다. #8.엘리베이터 안 어두운 엘리베이터 안. 한껏 즐겁고 부푼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진지한씨. 엘리베이터는 빠르고 내려간다. 그리고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뚜벅 뚜벅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점점 희미해져가는 진지한씨의 뒷모습.
#9.집 안방, 화요일 밤 “나의 벗, 유령씨! 좋은 밤입니다. 밤마다 우리 집 공기를 풀어 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밤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부디 즐거운 밤 보내세요.”하고 편지를 쓴 진지한씨. 두세 번, 편지를 썼다 찢었다 해서 나온 편지의 내용이다. 그 편지를 거실 탁자에 놓고 다시 뿌듯한 마음으로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10.집 거실, 수요일 아침 진지한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거실로 달려가 놓여있는 편지부터 살폈다. “친애하는 진지한씨, 좋 은 꿈 꾸셨나요? 저에게 이렇게까지 신경 써 주시다니, 정말 감격했습니다. 덕분에 전 즐거운 밤을 보 냈어요. 아슴푸레한 달빛 아래에서 편지를 읽은 기분은 정말 좋더군요. 뭐랄까,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그럼, 부디 좋은 하루 되기를.” 편지를 읽고 난 진지한씨는 주위를 한 바퀴 빙 둘러보았다. 불과 방금 전까지 이 자리에 유령선생이 있었다는 사실에 기쁘기까지 했다. 진지한씨는 “좋은 하루 되다마다 요!”하고 외치고 또 힘찬 하루를 시작했다. #11. 집 안방, 수요일 밤 침대에 앉아서 책을 읽던 진지한씨는 어느덧 시간이 11시가 다 되어 가는 것도 깜박 잊은 채, 책을 계 속해서 읽고 있었다. 그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덮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 시계를 딱 봤을 때에는 12시 3분. 시계 옆에는 그의 증조할아버지가 남긴 듯한 가훈이 걸려있다. <어떤 일에도 지나치게 빠 지지 말라>라고 써 있다. 진지한씨는 그 가훈을 보고 아차 싶었다. 어서 빨리 유령선생에게 편지를 쓰 고 잠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허둥지둥 편지를 쓰다가 방금 자신이 읽은 책 생각이 났다. 오늘은 편 지 대신 이 책을 건네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랴부랴 거실로 나간다. #12.집 거실, 수요일 밤 잠시 불을 켜겠다는 양해를 구하고 난 후 진지한씨는 거실 불을 켠다. 거실엔 어김없이 유령선생이 있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방금 다 읽은 책을 건넸다. 그 책은 바로 <왕자와 거지>라는 책이었다. 자신 이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며 한 번 읽어보시라는 뜻에서 책을 가져왔다고 말한다. 유령선생은 고맙다 는 말을 하고 진지한씨는 다시 안방으로 들어간다.
#13.집 거실, 목요일 아침 언제나 그렇듯 진지한씨는 일어나자마자 거실로 간다. 거실 탁자 앞에서 딱 멈춰선 진지한. 탁자 위 에는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아주 먹음직스러운. 그리고 그 옆에는 작은 쪽지가 하나 놓여있었 다. “좋은 아침이에요, 진지한씨! 책이란 건 정말 재미있군요! 그러나 책에 푹 빠져 간밤에는 공기 푸 는 일을 까맣게 잊어 버렸지 뭐예요. 생각해보니, 이렇게까지 게으름을 피운 건 집 유령이 된 뒤로 처 음이지 싶네요. 감사와 사죄의 뜻으로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좋은 꿈을 꾸도록 하죠.” 쪽지를 다 읽은 진지한씨는 감동에 겨운 눈으로 앉아서 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다가 문득 ‘아! 오늘밤 늦게 영화가 하지? 그걸 보라고 유령선생에게 추천해줘야겠군’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실에도 걸려 있는 가훈 <어떤 일에도 지나치게 빠지지 말라>를 쳐다본다. #14.집 거실, 목요일 밤 책상에 앉아서 편지를 쓰는 진지한씨. 오늘 밤 2시에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는 영화가 방송되며 그 영화는 착하고 성실한 신사 지킬 박사가 밤만 되면 흉악한 악당 하이드로 변하는 재밌고도 무서운 영화라고 썼다. 그리고 무서운 장면이 많은 이 영화를 함께 봐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도 덧붙였 다. #15.집 안방, 금요일 아침 다른 날과 다른 공기를 느낀 그가 살며시 눈을 떴다. 시간은 아침 7시. 침대에 걸터앉은 유령선생이 보였다. 유령선생은 잠을 이기지 못한 눈을 하면서 영화 재미있게 잘 봤다는 인사를 했다. 이 말을 선 생을 뵙고 꼭 하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진지한씨는 다음에 영화를 함께 보자고 제안한다. 유령은 입 이 찢어지게 하품을 하며 아주 기대된다고 말하며 스르르 투명해지기 시작한다. 서로 인사를 한 후 유령선생은 사라진다. 마치 방금 유령선생이 다녀가지 않았던 것처럼 방 안은 조용했다. 그리고 창문 틈새로 가느다란 한줄기 빛이 들어왔다. 진지한씨는 왠지 기쁜 마음이 솟구쳐 올랐다. #16. 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 안은 환하다.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올라간다. 그리고 어느새 땡! 하고 요란하게 울린다. 뚜벅뚜벅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는 진지한씨. 왠지 그의 주위가 밝아 보인다.
5.장면(Sequence3) #17.회사 사무실, 금요일 아침 일찍 출근한 진지한씨는 출근하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한다. 출근하는 동료들은 진지한 씨를 언뜻 보고는 무심코 웃음을 터뜨렸다. 평소 어둠침침한 분위기를 내뿜었던 진지한 씨가 오늘은 달라보였다. 왠지 환히 빛나보였다. 모두들 그것을 느꼈지만 어느 누구도 말은 하지 않았다. 저마다 할 일을 하며 그저 어깨를 한 번씩 으쓱 할 뿐이다. #18.회사 사무실 앞 복도, 금요일 오후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간다. 진지한씨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진지한 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오지랑씨는 진지한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다 고 말한다. 김이박씨는 오지랑의 말에 맞장구치며 이상하게 표정이 밝다며 자신도 줄곧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오지랑씨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꼭 일주일 전부터 그 랬다며 특히 주말 쪽으로 올수록 더 그랬다고 말한다. 박심관씨도 공감하며 오늘 아침엔 아주 딴 사람 같았다며 근엄한 진지한씨가 잔뜩 부푼 모습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주 좋 아 보였다고도 했다. 셋은 친근한 느낌이 든다며 딴 세상에 사는 사람 같았는데 정말 인 간적인 모습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고는 오지랑의 오지랖으로 결국 셋은 진지한씨의 집에 놀러 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19.엘리베이터 안 어두운 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어느 순간 땡! 하고 울린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리고 진지한씨는 뚜벅뚜벅 걸어 나아간다.
5.장면(Sequence4) #20.집 거실, 금요일 밤 밤 10시 30분. 이제 곧 잠들 시간이었다. 잠자기 전에 진지한씨는 바둑책을 보면서 혼자 바둑을 두고 있었다. 혼자 중얼 중얼 거리며 바둑을 두다가 문득 이걸 유령선생과 함께 두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밤 12시가 되기를 초초하게 기다렸다. 드디어 12시. 유령선 생이 나타났다. 진지한씨는 유령선생에게 바둑을 같이 두자고 제안했다. 유령선생이 바 둑판에 대해 증조할아버지가 쓰던 물건이라며 반가움을 표현하고 둘은 시간 가는 줄 모 르며 바둑을 둔다 #21.집 거실, 토요일 밤 소파에 나란히 앉아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는 진지한과 유령선생. 그러다 문득 진지한씨 눈에 TV옆에 있는 낡은 도자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진지한씨 는 그 도자기를 가리키며 유령선생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하지만 유령은 저 도자기는 가짜이며 진짜는 이미 오래 전 도둑이 훔쳐 갔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령선생은 부엌에 값 나가는 찻잔이 하나 숨겨져 있다고 알려준다. #22.집 부엌, 밤 둘은 부엌으로 갔다. 선반을 뒤져보니 과연 꽤 값나가게 생긴 찻잔이 하나 나왔다. 그 찻 잔을 깨끗이 닦은 다음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진지한씨는 이것을 찾지 못해 안 타까워했을 증조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둘의 대화가 마무리 지어갈 무렵 동이 트기 시작 했다. 진지한씨는 유령선생에게 인사를 한 후에 잠을 자러 들어갔다.
5.장면(Sequence5) #23.엘리베이터 안 어둠침침한 엘리베이터 안. 그 안에는 오지랑, 김이박, 박심관이 있다. 셋은 불쑥 찾아가는 실례에 걱정을 했지만 오지 랑은 한편으론 재밌다고도 생각했다. 평소 진지한씨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매우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의 진지한씨라면 모르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진 진지한씨라며 우리가 불쑥 찾아가도 쫒아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음을 알리는 땡! 소리가 들린다. 셋은 문이 열리자 뚜벅뚜벅 걸음을 옮기며 내 린다. #24.집 안, 일요일 오후 벨소리가 ‘띵동’하고 울린다. 하지만 아침에 잠이 든 진지한씨는 도통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령이 그 소리에 잠이 깼다. 유령선생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문을 열어주었다. #25. 집 문 밖, 일요일 오후 문 밖에는 낯선 얼굴 셋이 진지한씨 유령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유령선생은 진지한씨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 이 진지한씨 집안 사정을 알 리가 없었던 건 당연한 것이니 말이다. 오지랑이 흰 잠옷을 입고 있는 유령선생을 보고 호들갑을 떤다. 집안에서 아주 편한 옷을 입고 있다며. 김이박도 거들었다. “회사에서하고는 아주 다르네요!” 유령선 생은 그들이 진지한씨의 회사 동료들임에 눈치를 챘다. 그리고 그들은 집 안으로 안내했다. #26.집 안 거실 유령과 동료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좋아하는 놀이,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영화, 최근에 있었던 좋은 일 등등. #27. 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 안은 환하다. 진지한씨 집을 방문한 그들은 뭔가에 홀린 듯한 느낌이다. 신기한 체험이라도 한 것 마냥 멍 하다. 하지만 진지한씨는 굉장히 독특한 사람인 건 틀림없지만, 다양한 성격을 가진 여유로운 사람 같다“는 데에 동의 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올라간다. 어느 순간 땡!
5.장면(Sequence6) #28. 집 안 거실, 일요일 밤 오지랑, 김이박, 박심관씨가 집에 찾아왔었다는 유령선생의 말에 진지한씨는 놀란다. 그러면서 “김이박씨는 이야기 할 때 손을 턱에 갖다 대는 데 어떻습니까?”라고 묻기도 했고 유령선생은 “오지랑씨가 ‘어머나’대신 ‘엄머나’라고 말한 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29. 집 안방, 월요일 아침 밤늦도록 깨어있던 탓에 월요일 아침, 잠을 이기지 못한 진지한씨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유령선생은 그런 그가 안쓰러웠는지 잠깐 고민을 하다가 나는 당신의 좋은 친구이니 오늘은 내가 회사에 대신 가겠다고 한다. #30.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 안은 환하다.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올라간다. 어느 순간 땡! 하고 울린다. #31.회사 사무실, 월요일 아침 진지한씨는 회사 동료들과 크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나눈다. 한껏 기분 좋아진 진지한씨를 느낀 동료들은 더욱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다. 지난번보다 더욱 밝아진 느낌의 진지한씨였기 때문이다. 진지한씨는 남들이 하기 싫어하 는 일을 도맡아 하며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다. 언제나 관심 밖이었던 박심관씨도 이날만큼은 자연스레 진지한씨를 눈여겨보았다. #32.집 안 거실, 월요일 오후 그렇게 열심히 진지한씨가 일하고 있을 시간, 진지한씨(진지한 스스로 또 다른 자아라고 인식하는 가짜 진지한)는 오 후 늦게 일어나 유령선생이 벗어놓고 간 흰 잠옷을 입고 건들건들 돌아다녔다. 그렇게 유령을 닮아가는 진지한씨였 다.
#33.엘리베이터 안 어둠침침한 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는 계속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34.집 안 거실, 월요일 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월요일 밤, 진지한씨와 유령선생은 바둑을 두며 이야 기를 나눈다. 유령선생은 그간 일주일동안 느낀 변화를 이야기했다. “우리 서 로 맡은 일을 바꾸니 이제 진지한씨는 ‘진지하기 짝이 없는 신사’가 아니라 ‘적 당히 진지한 신사’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따로 집 안에 쌓인 진지한 공기 를 풀어 줄 필요가 없겠네요.”라고 말했다. 진지한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저도 부쩍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일이 크게 줄어들어 예전보다 더 세상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역시 세상에는 한 발 한 발 조금씩 내딛는 게 좋은 것 같 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에 유령선생도 동의했다. #35.집 밖, 밤 아파트 밖에서 본 진지한씨의 집. 밤늦도록 집 안에 환히 불이 켜져 있다. 집 안 에서는 레코드판으로 틀어놓은 듯한 룸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밖에서 보기에 두 사람이 함께 춤을 추고 있는 듯한 그림자가 보인다. #36.엘리베이터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