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단위(linguistic unit) 단어(word) 형태론과 통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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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단위(linguistic unit) 단어(word) 형태론과 통사론 한국어 문법론 2014. 3. 6.

다양한 크기의 언어 단위들 텍스트(text), 담화(discourse) 단락(paragraph) 문장(sentence), 발화(utterance): 의사소통의 기본 단위 절(clause): 구 중에서 주술 관계를 포함한 언어 단위. 句(phrase): 둘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언어 단위. 어절, 음운론적 단어(phonological word): 홀로 발화될 수 있는 최소 단위. 단어(word) 형태소(morpheme): 의미를 지닌 최소의 언어 단위 음보(音步, foot) 음절(syllable) 음소(phoneme), 분절음(segment), 단음(單音) 변별 자질(distinctive feature): 음소들을 구성하는 특성들. 단위라고 부를 수 있 을지 논란의 여지가 있음.

점점 더 작은 언어 단위로 나누기 연습 언어순결주의자들은 국어의 혼탁을 걱정한다. 그들은 국어의 어휘가 외래어에 감염되 어 있다고 개탄하고, 국어의 문체가 번역문투에 감염돼 있다고 지탄한다. 나는 국어가 혼탁하다는 그들의 진단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 혼탁을 걱정스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선, 국어의 혼탁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일이기 때문이다. 외딴섬에 이상향을 세우고 쇄국의 빗장을 지르지 않는 한 국어의 혼탁을 막을 길은 없다. 그러나 내가 국어의 혼 탁을 걱정하지 않는 더 중요한 이유는 내가 불순함의 옹호자이기 때문이다. 불순함을 옹호한다는 것은 전체주의나 집단주의의 단색 취향, 유니폼 취향을 혐오한다는 것이고, 자기와는 영 다르게 생겨먹은 타인에게 너그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른바 토박 이말과 한자어(중국산이든 한국산이든 일본산이든)와 유럽계 어휘(영국제이든 프랑스 제이든)가 마구 섞인 혼탁한 한국어 속에서 자유를 숨쉰다. 나는 한문투로 휘어지고 일 본 문투로 굽어지고 서양 문투로 닳은 한국어 문장 속에서 풍요와 세련을 느낀다. 순수 한 토박이말과 토박이 문체(그런 것이 만일 있을 수 있다면 하는 말이지만)로 이루어진 한국어 속에서라면 나는 질식할 것 같다. 언어순결주의, 즉 외국어의 그림자와 메아리 에 대한 두려움에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박해, 혼혈인 혐오, 북벌(北伐), 정왜(征倭)의 망상, 장애인 멸시까지는 그리 먼 걸음이 아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순화'의 충동이란 흔히 '죽임'의 충동이란 사실이다. (고종석, 『감염된 언어』)

점점 더 작은 언어 단위로 나누기 연습 그들은 국어의 어휘가 외래어에 감염되어 있다고 개탄하고, 국어의 문체가 번역 문투에 감염돼 있다고 지탄한다. : 문장 그들은 국어의 어휘가 외래어에 감염되어 있다고 개탄하고, 국어의 문체가 번역 문투에 감염돼 있다고 지탄한다. : 주부-술부 술부는 두 단위가 접속되어 있음. 국어의 어휘가 외래어에 감염되어 있다고 개탄하고, 국어의 문체가 번역문투에 감염돼 있다고 지탄한다. : 술부1-술부2 술부2: 국어의 문체가 번역문투에 감염돼 있다고 지탄한다 : 인용절-서술어 인용절: 국어의 문체가 번역문투에 감염돼 있다고 : 인용된 문장-인용 표지 국어의 문체가 번역문투에 감염돼 있다 : 문장 국어의 문체가 번역문투에 감염돼 있다 : 주부-술부 국어의 문체가 : 어절1-어절2 어절2 국어의 : 문체(단어) + 가(형태소) 문체: 문(형태소, 음절)+체(형태소, 음절) ; 문 = ㅁ(음소) + ㅜ(음소) + ㄴ(음소)

이중 분절(double articulation) 작은 단위들을 결합하여 더 큰 단위를 형성하는 것은, 동물의 의사소통 체계나 인공 언어에서도 볼 수 있음. 인간의 언어는, 다른 동물의 의사소통 체계나 여러 인공 언어와 달리, 이 중의 분절 체계를 가지고 있다. 여러 언어 단위들 중 가장 작은 단위인 음소는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않 음. 무의미한 음소들을 결합하여 형태소를 형성함. 형태소는 의미를 지닌 가장 작은 단위임. 유의미한 형태소들이 결합하여 다시 유의미한 더 큰 단위를 형성함. 인간 언어의 특징으로서 ‘이중 분절’에 처음으로 주목한 것은 앙드레 마르 티네(André Martinet) 이중 분절 구조에서 형태소를 경계로 하여 그 아래의 단위는 음운론에서 다루고, 그 위의 단위는 문법론에서 다룸.

형태론(morphology)과 통사론(syntax) 문법론에서 단어를 경계로 하여, 그 아래의 단위는 형태론에서 다루고 그 위의 단위는 통사론에서 다룸. Her ex-husband was a truck-driver. 띄어쓰기는 대개 단어 단위로 이루어짐. 따라서 위의 문장은 5개의 단어로 이루 어져 있음. 이 5개의 단어를 결합하여 문장을 형성하는 것과 관련된 규칙과 질서를 통사론 에서 다룸. 위 5개의 단어들 중 ‘ex-husband’와 ‘truck-driver’는 둘 이상의 형태소로 이루어 져 있는 복합어(complex word)임. 이런 복합어의 내부 구조, 즉 형태소들이 모여 단어를 형성하는 것과 관련된 규 칙과 질서를 형태론에서 다룸. 통사론은 문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다루고, 형태론은 단어가 어떻게 만들 어지는가를 다룬다고도 할 수 있음. 형태론의 최소 단위는 형태소, 최대 단위는 단어. 통사론의 최소 단위는 단어, 최대 단위는 문장.

한국어의 경우 ‘국어의 문체가 번역문투에 감염돼 있다’ 몇 개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는가? 5개? 8개? 10개? 5개라는 설: 국어의1 문체가2 번역문투에3 감염돼4 있다5 8개라는 설: 국어1의2 문체3가4 번역문투5에6 감염돼7 있다8 10개라는 설: 국어1의2 문체3가4 번역문투5에6 감염되7어8 있9다10 이 셋을 각각 종합적 체계, 절충적 체계, 분석적 체계라 부름. 이런 입장 차이는 한국어에서 무엇을 단어로 인정할 것인가에 따른 것. 조사, 어미를 단어로 인정할 것인가? 종합적 체계: 조사와 어미는 단어가 아니다. 어절=단어 절충적 체계: 조사는 단어, 어미는 단어 아님. 어절≥단어. 분석적 체계: 조사, 어미는 단어이다. 어절≥단어. 어절=체언+조사, 어절=용언+어미 영어와 달리 한국어에서는 형태론과 통사론의 구분이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님.

단어에 포함된 형태소는 통사론과 무관한가 Tom’s sister는 2개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음: Tom’s + sister 단어 Tom’s는 2개의 형태소로 이루어져 있음: Tom + ‘s ‘s는 형태론의 소관으로서, 통사론과는 무관한가? The king of England’s hat에서 The king of England’s는 The king of England 와 ’s가 결합한 것. The king of England는 단어가 아니라 (여러 단어가 결합한) 구임. 따라서 ‘s를 통사론에서도 다루어야 함. 그런데 영어에는 ‘s 같은 요소는 극히 드묾. (영어는 고립어) performed, books에서 과거를 나타내는 –ed나 복수를 나타내는 –s는 통사론 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sang, feet 같은 내부 굴절(internal inflection)을 고려하면, 통사론에서 이들 단 어를 쪼개서 각 형태소를 다루기보다는 각 단어의 굴절은 형태론에서 다루고, 통사론에서는 각 단어가 어떤 자질(과 거, 복수)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만 참조하면 됨.

한국어의 사정 ‘국어의 문체가‘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국어의‘와 ‘문체가‘라는 2개의 어절로 이루어져 있다는 분석에 만족하는가? The king of England’s에 적용했던 논리를 여기에 적용하면 ‘국어의 문체‘와 ‘- 가‘로 분석해야 하지 않을까? ‘키가 작다’는 어떠한가? ‘키가‘와 ‘작다‘라는 2개의 어절로 이루어져 있다는 분 석에 만족하는가? ‘키가 작은 아이‘: ‘키가 작은‘과 ‘아이‘로 이루어짐. ‘키가 작은‘은 ‘아이‘를 수식하는 관형어 ‘키가 작은‘이 관형어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은 ‘-은‘ 덕분. 그렇다면 ‘키가 작은‘을 ‘키가 작-’과 ‘-은‘으로 분석할 수 있지 않을까? 같은 논리로 ‘키가 작다‘가 관형어가 아니라 문장을 끝맺는 서술어 노릇을 하 는 것은 ‘-다‘ 덕분이므로 ‘키가 작-’과 ‘-다‘로 분석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영어의 ‘s와 같은 요소가 한국어에는 매우 많음. 조사와 어미 전부가 그러함.

단어의 2가지 측면 전통 문법(traditional grammar)은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바탕으로 하여 성립되었고, 근세에 들어 유럽어들로 대상이 확장되었음. 이들 언어는 모두 굴절어(또는 그로부터 변화한 고립어)였음. 굴절어에서 단어의 굴절(꼴바꿈, 형태변화)은 단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로 처 리하면 그만이고, 통사론에서 이것을 들여다볼 필요가 없었음. 전통 문법에서는 단어를 최소 자립 형식(minimum free form)으로 정의했음. 그런데 이 정의는 문법론적 정의라기보다 음운론적 정의임. 문법론적 단어라 기보다 음운론적 단어의 정이임. 유럽어에서는 문법론적 단어와 음운론적 단어가 거의 일치함. 그러나 한국어에서는 이 둘이 일치하지 않음. ‘국어의 문체가 번역문투에 감염돼 있다’ 속에 단어가 몇 개 들어 있는가에 대 한 논란도 그래서 발생한 것. 문법론적 단어와 음운론적 단어를 구별하면, 문제는 쉽게 해소됨. 문법론적 단어를 정의할 때에는 ‘자립적(free)’이라는 요건은 불필요함. 자립적 이든 의존적이든, 문장 형성에 참여하여 어떤 역할을 한다면 문법론적 단어임.

언어 단위의 문법론적 위계와 음운론적 위계 Martinet를 비롯한 많은 언어학자들은 언어의 이중분절을 단위의 크기의 관점에서 생각했지만, 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할 수도 있음. 즉, 언어는 작은 단위들이 결합하여 큰 단위를 형성하는 데 단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언어의 어떤 측면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에 따라 2개의 서로 독립된 위계(hierarchy)를 생각할 수 있음. 언어 단위들을 의미를 지닌 기호(sign)라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텍스트/담화-단락-문장/발화-절-구-단어-형태소 라는 위계를 상정하게 되고, 거기서 끝남. 형태소보다 더 작은 단위로 분석 할 수 없음. 언어 단위들을, 의미와는 상관 없이, 말소리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음소-음절-음보-음운론적 단어-음운론적 구-억양 구-발화 라는 위계를 상정하게 됨. 이것은 문법론적 위계와는 별개의 것.

단어 개념의 해체 이 두 위계는 근본적인 성질이 다름. 문법론적 위계에 속하는 단어(문법 론적 단어)와 음운론적 위계에 속하는 단어(음운론적 단어)가 일치해야 한다는 법은 없음. 전통 문법은 유럽어에서 이 두 단위가 일치한다는 사실 때문에 두 개념 을 나누지 않고 단어라고 불렀지만 사실은 이 두 개념은 구별되어야 함. 한국어 같은 언어를 보면 자명함. 그러나 단어 개념의 이러한 복잡한 속사성 때문에, 일본어/한국어 문법 학자들은 고육지책으로 ‘어절’이라는 단위를 설정하게 된 것. 사실은 문 법론에서 ‘어절‘ 개념은 불필요함. 한국어 문법은 종합적 체계나 절충적 체계가 아니라 분석적 체계에 입 각해서 연구되어야 함. 실제로도 그렇게 되어 왔음. 조사와 어미는 의존적이기 때문에 단어가 아니라는 생각은 언어의 음운 론적 위계와 문법론적 위계를 혼동한 것.

문법론적 위계에 따른 분석 음운론적 측면은 차치하고 (음운론적 위계와 문법론적 위계를 혼동하여 섞는 데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으므로) 철저하게 문법론적 측면에서 언어 단위의 분석을 다시 해 보자. [국어의 문체가 번역문투에 감염돼 있다]A [국어의 문체가 번역문투에 감염돼 있음]B-을 개탄하다 B가 명사처럼 쓰일 수 있는 것은 ‘-음‘ 덕분. A가 온전한 문장/발화로 쓰일 수 있는 것은 ‘-다‘ 덕분 한국어의 문장은 우선 종결어미와 나머지 부분으로 나뉨. 이렇게 어떤 언어 단위를 그 구성 요소 분석하는 것이 문법 연구에서 중 요함. 성분 구조(constituency), 성분(constituent), 직접 성분(immediate constituent, IC), 직접 성분 분석(IC analysis)

형태론과 통사론 형태론과 통사론은 다루는 단위의 크기가 다를 뿐, 근본적인 성질은 같다는 생 각이 널리 퍼져 있음. 형태론은 형태소들이 결합하여 단어를 이루는 것과 관련된 규칙과 질서를 연구. 통사론은 단어들이 결합하여 문장을 이루는 것과 관련된 규칙과 질서를 연구. 두 분야 모두 상향식(bottom-up)으로 접근하는 것. 통사론이 하향식(top-down)으로 이루어지기보다 상향식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비교적 자명함. 단어의 수는 유한하나, 문장의 수는 무한함. 단어의 수가 많기도 하고(수십만 개), 시간에 따라 증가할 수도 있기는 하나, 어느 한 시점 에서의 단어의 수는 유한함. 단어는 기억/저장하나 문장은 기억/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즉석에서 만들어져서 사용됨. 문장들 중에도 통째로 기억/저장되는 것이 있기는 함: 안녕하세요, 죄송합니다 반면에 형태론은 하향식이어야 함. 단어를 먼저 인식하고, 여러 단어들 속에 반복해서 출현한다는 사실에 의해서 형태소가 인 식되는 것.

단어와 문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어떤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싶을 때, 그 생각은 여러 개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 여 형성된 것. 그 생각을 구성하는 개념들 각각이 머리 속 사전에 들어 있는지 검색. 머리 속 사전에 들어 있는 단어들을 끄집어내어, (개념들이 결합하여 생각을 구성하는 방식에 따라) 해당 언어의 문법 규칙(통사 규칙)에 따라 단어들을 결합하여 문장을 만 듦. 이렇게 만들어진 문장이 애초의 생각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함. 청자의 머리 속에서는 이 과정이 거꾸로 일어남. 반면에 단어는 그렇게 상향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 어린이는 일단 단어들을 통째로 학습함. 여러 단어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요소가 있고, 그 단어들이 일정한 공통점이 있으면, 이로부터 귀납에 의해 형태소가 인식됨. 어떤 개념을 나타내는 단어가 필요한데 아직 없다면, 그 개념과 관련된 다른 개념을 나 타내는 단어들을 참고해서, 그 개념을 적절하게 나타낼 수 있는 단어를 새로 만들게 됨. 이 때 다른 단어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형태소가 있다면 참고가 됨. 지우개, 깔개, 덮개, 긁개 → ~개; 덧신, 덧옷, 덧입다 → 덧글 짜장면, 짬뽕 → 짬짜면; 짜장면, 스파게티 → 짜파게티

규칙(rule)과 유추(analogy) 단어들을 결합하여 문장을 만들 때 사용되는 통사 규칙은 하루에도 수천, 수만 번 사용됨. 따라서 이 일을 전담하는 신경 회로가 발달하게 되었고,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매우 빠른 속도로 거의 자동적으로 문장 형성이 일어날 수 있음. 모어가 아닌 외국어의 경우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함. 모듈(module)의 성격을 띰. 규칙이라 부를 만함. 반면에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일은 그리 자주 일어나지 않음. 보통 한 사람의 일생 동안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 전문가가 자기 전문 영역의 전문용어를 새로 만드는 일은 그보다 자주 일어날 수 있으나, 이 역시 문장 형성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도가 낮음. 이런 드문 일을 위해 특화된 신경 회로를 마련할 필요는 없음. 특화된 신경 회로가 따로 없다면, 범용 인지 기제(general-purpose cognitive mechanism) 를 이용할 수밖에 없음. 그럴 때 유추가 흔히 이용됨: 과거에 어떤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음을 참고하여, 지금 새로 직면한 문제를 비슷한 방식으로 해결함. 단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제는 규칙이라 부르기 어려움. 참고: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법학의 성문법주의와 판례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