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론 제4강. 선거제도 2: 비례대표제 신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이 동 윤
2. 비례대표제(Proportional Representation System) ○ 비례대표제는 “민주주의를 멸망케 하는 트로이의 목마(Trojan horse)”라는 비판도 있으나, 보통선거권의 확대와 다수대표제가 갖는 불비례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제도적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 스위스나 벨기에와 같이 민족, 언어, 종교 등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내재되어 있는 국가에서 비례대표제는 소수대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율적 선거제도 - 일반적으로 비례대표제는 ‘정당명부제’(Party List System)와 함께 사용된다. ○ 비례대표제는 한 선거구에서 여러 정당이 경합하는 경우 정당이 획득한 투표수 (득표율)에 비례하여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선거제도 - 비례대표제는 그것을 사용하는 국가에 따라 투표 표기나 의석배분 방식을 둘러 싼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여 무려 300여개의 선거방법이 존재 - 일반적으로 비례대표제는 정당명부제나 단기이양제 등으로 구분된다. - 비례대표제는 세부규칙의 다양성과 원리 자체의 복잡성이 존재하지만, 의석의 불비례성을 해소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 비례대표제의 장점 ① 높은 비례성을 의회 및 국정에 반영 ․군소정당의 대표성 보장, ․여성과 소수집단의 대표성 보장 ․새로운 정치적 흐름을 반영하는데 유리 ② 타협과 통합의 정치문화 촉진 ․다수의 지지를 받는 연립정부 구성 ․극단적 지역정당의 영향력 배제 ③ 정당정치의 활성화 ○ 비례대표제의 단점 ① 정부의 선택을 바꾸는 유권자의 정치적 권리 박탈 ․정당의 밀실야합을 통한 정부 구성 가능성 ․정치적 거래와 흥정, ․군소정당에게 과도한 정치권력 부여 ② 정치적 불안 ․군소정당의 난립 ․연립정부의 한계성과 비효율성 ③ 정당의 리더십 권한이 강화되어 비민주적 구조화 ④ 유권자와 의원 사이의 친밀도 약화
1) 정당명부제(Party List System)의 의석배분 방식 ○ 정당명부제란 정당이 각 선거구마다 혹은 전체 선거구에 대하여 정당의 후보 명단을 발표하고, 이에 따라 유권자는 정당에 투표를 하는 방식 - 정당명부제는 비례대표제와 함께 사용되며, 정당체계에 있어서 다당체계를 형성하는 국가에서 주로 사용된다. (1) 최고평균법(Highest Average Method) ○ 미리 정해진 일련의 나눔수(divisor)를 통해 각 정당의 득표수를 나누어 몫이 큰 순서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으로서 흔히 ‘나눔수제’(Divisor System) 이라 부른다. v a = ----------- (a는 몫, v는 득표수, s는 배분된 의석수) s + 1 ○ 나눔수열은 의석수 0, 1, 2, 3, 4, …에 1을 더한 1, 2, 3, 4, 5, … 등으로 할 것인지 혹은 나눔수 사이의 차이를 2로 하여 1, 3, 5, 7, … 등으로 할 것 인지에 따라 크게 동트(Viktor d’Hondt) 방식과 생 라그(Sainte-Laguë) 방식으로 나뉜다.
생 라그 방식 (Saint-Laguë Method) 예] 총의석수 10석인 선거구, 총 유효표 10,000표 A, B, C, D 정당이 각각 정당명부제 후보명단 발표 득표: A당 4,243표, B당 2,721표, C당 2,160표, D당 876표 동트 방식(D’Hondt Method) 나눔수 A당 B당 C당 D당 1 4,243(1) 2,721(2) 2,160(3) 876(10) 2 2,121(4) 1,360(6) 1,080(7) 438 3 1,414(5) 907(9) 720 292 4 1,060(8) 680 5 848 생 라그 방식 (Saint-Laguë Method) 나눔수 A당 B당 C당 D당 1 4,243(1) 2,721(2) 2,160(3) 876(6) 3 1,414(4) 907(5) 720(8) 292 5 848(7) 544(10) 432 175 7 606(9) 388 9 471
(2) 최대잔여법(Largest Remainder Method) ○ 흔히 최대잔여법은 쿼타제(Quota System)로 불리는데, ‘쿼타’(quota)란 1석을 배정받는데 필요한 득표수(득표율)를 의미한다. - 먼저 1석을 배분하는데 필요한 쿼타를 구하고, 각 정당의 득표수를 쿼타로 나눠 그 몫과 나머지(remainders)를 구한 결과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 - 만일 각 정당의 의석을 배분하고도 배분되지 않은 의석이 남으면, 나머지 의석 들은 몫을 구하고 남은 각 정당의 나머지 크기에 따라 순서대로 의석을 배분 ○ 쿼타 방식: V는 총 유효표, M은 선거구 크기 V 100% - 헤어 쿼타 (Hare Quota): HQ = ---- = ------- M M V - 드룹 쿼타(Droop Quota): DQ = -------- + 1 M+1 V - 하겐바흐-비숍 쿼터(Hagenbach-Bischoff Quota): HBQ = -------- M+1 V - 임페리알리 쿼터 (Imperiali Quota): IQ = -------- M+3
※ 일차적으로 소수점 이상의 숫자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고, 이차적으로 소수점 예] 총의석수 10석, 총 유효표 10,000표 A, B, C, D 4개 정당이 정당명부제 후보명단 발표 득표: A당 4,243표, B당 2,721표, C당 2,160표, D당 876표 ․헤어 쿼타 (HQ) = 10,000/10 = 1,000 A당: 4,243/1,000 = 4.243; 4석 B당: 2,721/1,000 = 2.721; 2석+1석 = 3석 (.721 ②) C당: 2,160/1,000 = 2.160; 2석 D당: 876/1,000 = 0.876; 0석+1석 = 1석 (.876 ①) ․드룹 쿼터 (DQ) = (10,000/11)+1 = 910 A당: 4,243/910 = 4.66; 4석 (.66 제외) B당: 2,721/910 = 2.99; 2석+1석 = 3석 (.99 ①) C당: 2,160/910 = 2.37; 2석 D당: 876/910 = 0.96; 0석+1석 = 1석 (.96 ②) ※ 일차적으로 소수점 이상의 숫자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고, 이차적으로 소수점 이하의 반올림이 안되는 정당은 제외하고, 소수점 이하의 반올림이 가능한 정당의 경우 소수점 이하의 숫자 크기가 큰 순(順)으로 의석 배분
(3) 정당명부제에서의 최소조건(Threshold) ○ 법적 최소조건(legal threshold)은 “의석배분 대상이 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조건”으로서 ‘봉쇄조항’이라고 불리며, ‘당선에 필요한 최소득표율’을 의미 - 최소조건은 비례대표제가 비례성을 보장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이다. - 최소조건은 군소정당의 약화와 거대정당의 의석수 강화를 초래하여, 결국 비례성을 왜곡시키는 부작용을 나을 수 있다. 2) 단기이양투표제(Single Transferable Votes System) ○ ‘단기이양투표제’는 “의석 산정에 기여하지 못한 표, 즉 잉여표 또는 사표를 투표자가 표시한 선호도 순서에 따라 이양함으로써 유권자의 의지(표)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는 선거제도”이다. - 단기이양투표제는 다수투표제와 같이 지역구에 있어서 지역대표성을 갖지만, 선거구 내에서 1명이 아닌 2명 이상의 후보를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활용 - 단기이양투표제의 경우 선호도의 순서를 기입하는 순서형 투표(ordinal voting)를 요구, 유권자의 선호 순서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투표 결산에 반영
예] 3석 선거구에서 9명이 입후보, 총 유효표는 29,808표 [드룹 쿼타: 7,453] 계산 1 득표수 계산 2 D 잉여표 계산 3 E 잉여표 계산 4 A 잉여표 계산 5 G 잉여표 계산 6 C 잉여표 계산 7 H 잉여표 A 539 +12 551 +6 (제거)557 -557 - B 6,639 +276 6,915 +47 6,962 +71 7,033 +145 7,178 +139 7,317 +307 (당선)7,624 C 577 583 +245 828 +27 855 +50 (제거)905 -905 D 7,870 (당선) -417 7,453 E 409 +3 (제거)412 -412 F 5,504 +60 5,564 5,576 +155 5,731 +124 5,855 +82 5,937 +651 (당선)6,588 G 700 +5 705 711 +54 (제거)765 -765 H 1,825 +38 1,863 +18 1,881 +93 1,974 +84 2,058 +143 (제거)2,201 -2,201 I 5,745 +17 5,762 +30 5,792 +44 5,836 +130 5,966 +43 6,009 +370 (낙선)6,379 이양불능 +48 48 +133 161 +232 393 +498 891 +873 1,764 총계 29,808
① 쿼타를 산정한다. 예] 드룹 쿼타: [29,808/(3+1)]+1 = 7,453표 ② 각 후보의 제1선호표 집계: 제1계산 ○ 단기이양투표제의 운용 ① 쿼타를 산정한다. 예] 드룹 쿼타: [29,808/(3+1)]+1 = 7,453표 ② 각 후보의 제1선호표 집계: 제1계산 ③ 쿼타를 초과한 후보의 당선을 확정하고, 쿼타를 초과한 잉여표를 제2선호에 따라 나머지 후보에게 이양: 제2계산 예] 쿼타를 초과한 잉여표의 이양은 당선자의 득표를 제2선호도 별로 집계하여 비율을 산정, 당선자의 잉여표에 대한 비율을 맞추어 각각의 남은 후보자들에게 이양 ④ 당선자의 잉여표 이양 이후에도 쿼타에 다다른 후보가 없다면, 제2계산의 최하위 후보의 표를 제거하고 나머지 후보에게 이양: 제3계산 예] 제거된 후보자의 득표를 제2선호도 별로 집계하여 비율을 산정하고, 잉여표에 대한 비율을 맞추어 각각의 남은 후보자들에게 이양 ⑤ 같은 방법으로 쿼타를 초과하는 후보자가 나올 때까지 계산을 반복한다. ⑥ 최종 잉여표까지 계산하여 쿼타를 넘긴 후보가 없고, 당선자 수가 남는다면 최종 계산에서 최다 득표자부터 당선순위 결정(7,453표를 초과한 B 후보의 당선 결정 이후, F 후보와 I 후보 사이에서 최다 득표자인 F 후보 당선)
○ 단기이양투표제의 장점 ① 투표자의 선호도를 최대한 반영 ② 투표자의 정치적 선호 정보를 다양하게 활용 ③ 상대적으로 높은 비례성 ④ 유권자에 대한 의원의 책임의식 증진 ⑤ 이념적으로 다양한 정당체계 수립 ⑥ 유권자의 정치적 선별력 배양 ○ 단기이양투표제의 단점 ① 지역대표성 상실 ② 같은 정당 후보자들 사이의 경쟁 심화 ③ 제도의 복잡성: 선거구의 의석수가 많은 경우 매우 복잡
3) 비례대표제로서의 직능대표제(Functional Representative System) ○ 직능대표제는 정치에 참여하기 힘든 일부 소외계층이나 직능단체들의 정치적 의사를 반영하기 위하여 국회의원의 일부를 비례대표제의 형식으로 선출하는 방법이다. - 비례대표제는 장애인․소수민족 등 일부 소수대표들의 의원직 진출에 유용, 여성할당제와 같은 제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예] 한국의 경우에도 과거 박정희, 전두환 시절에 운영되었던 비례대표제가 직능대표제였으며, 필리핀의 정당명부제 또한 직능대표제이다. 그러나 한국의 직능대표제는 실질적으로 직능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의원을 후보 로 공천하기 보다는 정권에 충성하는 전국구 의원을 배출한 바 있다. 또한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지명의원제라는 직능대표제를 일당지배체제에 악용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