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와 정치 제4강. 정치문화와 정치사회화 신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이 동 윤
1. 정치문화(political culture)란 무엇인가? ○ 정치문화라는 개념은 1956년 알몬드(Gabriel A. Almond)의 논문 “Comparative Political System”에서 처음으로 사용 - 알몬드는 모든 정치체계가 정치문화라고 부를 수 있는 정치적 행동에 대한 특정 한 행태의 정향 속에 묻혀 있다라고 서술 - 오늘날 정치문화 개념은 행태주의적 접근방법의 발전과 그 맥락을 같이 하여 왔 으며, 특히 심리학과 사회학 등 타 학문분야와의 접변을 통해 태동․발전 ○ 정치문화는 문화(Culture)의 하위개념 - 문화(culture)라는 말의 어원은 고대 라틴어인 컬투라(cultura: 땅을 경작하다) 로부터 파생, 이후 한 사회를 형성하고 보존해 가는 예술, 사상, 제도 등의 총체적 복합물로서 문화를 인식하기 시작 - 문화는 단순히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방식이나 가치관, 사유체계 등을 규정하는 협의적 개념과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매개하는 유․무형의 광의적 개념으로 이해 - 피레네 산맥의 한편에서 문명인 것이 다른 한편에서는 야만으로 받아들여지듯이 문화는 특정한 시공간과 밀접하게 연관관계 형성
- 결국 문화는 주어진 시공간과 자연조건 속에서 사람들이 사회적 가치나 이상을 추구하는 행위와 그러한 노력을 통해서 얻어진 결과물이며, 인간이 사회 구성원 으로서 획득한 일체의 생활방식 그 자체(문화인류학적 개념) ○ 따라서 사회문화 일반에 대해 하위문화(subculture)를 형성하는 정치문화는 어떤 사회구성원이 그 사회가 지니고 있는 문화 속에서 특히 정치에 대해 품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을 의미 - 정치문화란 사회 속에서 국민이 지닌 정치적 정향 또는 정치적 태도를 나타내며, 특히 국가, 정부, 헌법, 정당 등과 같은 정치적 대상들에 대하여 국민들이 지니고 있는 정치적 정향, 즉 정치에 대한 믿음과 상징, 가치, 태도 등을 의미 - 알몬드(G. A. Almond)는 정치문화를 정치적 대상에 대한 정향의 유형들로 정의, 여기서 정향(Orientation)이란 개인이나 집단이 지니는 일종의 행동 성향을 의미
2. 정치문화의 구성요소와 유형 1) 정치문화의 구성요소 (정치적 정향) ○ 알몬드(G. A. Almond)와 버바(Sidney Verba)는 정치적 정향(political orientation)을 통해 정치문화를 설명 - 정치적 대상으로서 ① 전체로서의 정치체계 그 자체와 ② 정치체계로의 투입, ③ 정치체계에서의 산출, ④ 정치체계 내에서의 자아 등을 통해 나타나는 정치적 정향과 태도를 크게 3가지로 구분 ① 전체로서의 정치체계(political system): 정치체계 일반을 얼마나 잘 알고 있으며, 정치체계에 대하여 얼마나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는가? 등 정치체계에 대해 지니는 일반적인 인식 수준 의미 ② 정치체계로의 투입(in-put): 정치적 욕구의 흐름(정책형성의 상향적 흐름) ③ 정치체계에서의 산출(out-put): 정치적 욕구의 정책적 반영(정책형성의 하향적 흐름) ④ 정치체계 내에서의 자아(self): 정치체계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는 자아(정치체계의 구성원으로서 권리와 책임, 의무 등)
○ 정치적 정향의 3가지 유형 ① 인지적 정향(Cognitive Orientation): - 인지적 정향은 곧 경험적 신념을 의미, 정치체계 일반과 정치적 역할, 정치체계의 투입 및 산출에 대한 지식과 믿음, 인식 등을 포괄적으로 의미 - 이것은 곧 자신이 당연하다고 믿는 국가관, 정부관, 정치관 등을 의미 ② 감정적 정향(Affective Orientation): - 감정적 정향은 감성적 반응(Affective Response)으로서 정치체계와 정치적 역할, 각종 정치 현상에 대한 느낌(feeling)을 의미 - 즉, 인지된 정치대상과 현상에 대한 좋고 나쁜 감정이 그것이다. ③ 평가적 정향(Evaluative Orientation): - 평가적 정향은 곧 가치의 선호(Value Preference)를 의미 - 자신이 선호하는 정치적 가치의 표현이다.
2) 정치문화의 3가지 유형 ○ 정치문화의 구성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정치문화의 세 가지 유형을 유추해 낼 수 있다. 전체적 정치체계 투입대상 산출대상 정치체계 내의 자아 향리형 × 신민형 ○ 참여형 ① 향리형 문화(Parochial Culture): - 향리형 문화는 일명 지방형 정치문화 - 즉, 향리형 정치문화는 기본적으로 4가지 정치적 대상에 대해 무관심을 보이거나 적극적이지 못한 정향을 표출하는 상태의 정치문화 - 따라서 이들 대부분은 정치적 대상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정향을 표출 - 향리형 정치문화는 정치적 정향과 종교 등 다른 사회적 정향이 구분되어 나타나 지 않는 아프리카의 원시 부족사회에서 흔히 발견 - 따라서 향리형 정치문화는 원시사회, 봉건사회 등 전통사회에서 나타나는 정치 문화 유형
② 신민형 문화(Subject Culture): - 신민형 문화는 정치체계의 산출기능에 대해서만 그 정향을 가질 뿐 투입기능이나 정치참여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경향을 나타내는 정치문화 - 신민형 정치문화에서는 정치체계 자체나 정치체계의 산출 기능에 대해서는 잘 알 고 있으나, 자신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투입과 참여자로서의 자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무지 - 신민형 정치문화는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관계가 뚜렷하고, 군주와 신민과 같은 무조건적인 복종만이 존재하는 권위주의 사회에서 주로 발견 ③ 참여형 문화(Participant Culture): - 참여형 문화에서는 국민들이 모든 정치대상에 대하여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정치체계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자신도 정치과정에의 참여를 통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 태도 - 결과적으로 참여형 정치문화는 국민들이 4가지 정치대상에 대해 모두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며, 그 역할과 경로를 잘 알고 있는 상태 - 국민들은 자신이 정치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으며, 정치적 참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상황 - 결과적으로 이러한 정치문화는 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발견
※ 이러한 정치문화의 유형은 각각 이상형이며, 어느 사회의 정치문화도 순수한 하나의 문화형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 하나의 정치문화는 여러 가지 하위문화들(향리형, 신민형, 참여형)의 복합체로 존재하며, 이들은 서로 다른 모순점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향리형, 신민형 정치문화가 많이 나타나는 사회를 전근대적 혹은 권위주의적 사회라고 지칭하며, 참여형 정치문화가 보다 많이 표출되는 사회를 근대적 혹은 민주주의적 사회라고 지칭하게 된다. 토론 1] 한국의 정치적 정향 혹은 정치문화는 어떤 유형에 속하는가? - 각 개인이 지니고 있는 정치적 정향은 어떤 측면을 보다 많이 함유하고 있는가? - 한국인에게는 감정적 정향이 많다는 논의가 있는데 학생들의 생각은? - 한국의 정치문화는 어떤 유형에 속하는가?: 구성 요소와 기준에 따른 구분
3. 정치사회화(political socialization)란 무엇인가? ○ 메리엄(C. E. Merriam)은 1931년『시민형성』(Making of Citizen)이라는 저서를 통하여 정치적 학습 혹은 정치교육을 통한 정치사회화의 중요성을 강조 - 정치사회화의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사회화 개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 - 사회화(socialization)란 개인이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의 문화적 양식과 가치 를 배워 나가는 것이며, 한 개인이 그가 살고 있는 사회의 문화를 익혀가는 과정 - 따라서 정치사회화는 한 개인이 그 사회의 정치적 가치와 정향, 문화를 익혀가는 과정이라고 이해 ○ 알몬드(Gabriel A. Almond)는 정치사회화란 정치문화로의 유도과정이며, 정치사회화를 통해 사회구성원은 일정한 정치적 정향과 태도를 학습한다 표현 - 결과적으로 정치사회화는 정치체계 혹은 그 하위체계의 구성원들이 정치에 대한 믿음과 가치, 태도와 행동양식을 습득하는 과정 - 즉, 정치사회화는 사회구성원이 정치문화를 학습하고 교육하며 전달해 나가는 과정으로 이해 - 여기서 정치문화라는 것은 정치적 대상에 대한 정향과 태도, 가치관과 신념 등을 의미, 이러한 것들은 정치사회화를 통해 형성
○ 정치사회화의 2가지 의미 ① 개인이 주체성을 깨닫게 함으로써 각 개인의 정치적 정향, 즉 정치적 자아를 발견 하는 학습과정 ② 개인을 기존 정치체계로 융화시켜 그 체계에 적합한 구성원으로 만드는 교육과정 4. 정치사회화의 특징 ① 정치사회화 과정은 그 구성원들의 일생을 통해 계속 이루어진다. - 유아기 때 형성된 정치적 태도는 그 이후 새롭게 형성된 사회적․정치적 경험을 통해 적응되고 강조 - 성인이 되어 다시 사회화 과정을 거치는 것을 정치적 재사회화(political re- socialization)라고 지칭 예] 미국에서는 부모가 공화당원이면, 자식도 공화당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어떠한가? (보수 vs. 진보)
② 정치사회화는 사회매체를 통한 직접적 교습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이후 에도 간접적 교류와 접촉, 학습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 정치사회화의 일반적 기관으로는 가정, 학교, 동료집단, 정당, 정부기관, 미디어 등이 있으며, 이러한 직접적 접촉과 교육 이외에도 개인적인 정치적 경험을 통해 개인적으로 터득한 정치문화의 변화도 가능 - 개인의 정치생활과 활동에 있어서 정치적 재사회화는 매우 중요 예] 어렸을 때 배운 반공주의가 대학생이 되어 바뀌는 현상 ③ 특정 사회에 있어서 정치적 사회화의 과정은 통합적일 수도 있고 분산적일 수도 있다. - 다양한 정치문화가 하위문화로서 공존하면서 하나의 패턴을 형성하기도 하며, 이것이 서로 분열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 정치문화의 통합과 분산이 함께 작용
5. 정치적 인간(Political Human)의 유형 ○ 달(Robert A. Dahl)은『현대정치분석』(Modern Political Analysis)라는 저서를 통해 4개의 카테고리로 정치적 인간을 구분
① 정치적 무관심층(the apolitical stratum): - 대부분 인간은 정치체계 내에서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으며, 정치에 대한 정보도 제한적: 문제는 지나치게 정치에 대해 무지하고 냉담한 인간 - 흔히 정치적 무관심층은 탈정치적(de-political) 성향과 반정치적(anti- political) 성향으로 나뉘며, 두 가지 유형 모두 문제 - 이들은 정치에 관여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없으며, 자신이 정치 에 관여하더라도 별 다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믿는다. - 또한 혹자는 정치에 대해 지나치게 반감을 표출하여 정치 자체를 불신하며 정치 의 효능감을 믿지 않는다. 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잘못된 정치나 정치인을 비판하는 것은 잘못 ② 정치적 관심층(the political stratum): 정치적 관심층은 정치적 무관심층의 반대적인 경우, 정치적 참여를 통해 자신에게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③ 권력추구자(the power-seeker): 같은 정치적 관심층 중에도 보다 더 열심히 정치권력을 획득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그들이며, 이들은 곧 정치인을 의미 ④ 권력자(the powerful): 권력추구자가 모두 권력을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인 중에서도 권력을 획득한 사람이 권력자이다.
··· 6. 정치문화와 정치사회화의 관계 ○ 정치문화와 정치사회화는 상호 연속과정이며, 순환과정 - 정치문화는 정치사회화의 산물이며, 동시에 정치사회화는 정치문화를 통해 조건 지어지고 영향을 받게 된다. - 정치사회화를 통해 정치문화가 전승되고, 정치문화가 동시에 정치사회화에 영향 을 준다. 정치문화 1 정치사회화 1 정치문화 2 정치사회화 2 ···
○ 정치문화와 관련된 정치사회화의 기능 - 정치사회화는 정치문화를 유지. 변형, 창조한다. ① 유지기능: 구세대의 정치문화를 신세대로 전수하여 정치문화를 유지시킨다. ② 변형기능: 정치사회화를 통해 전수된 정치문화는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며, 이렇게 변화하는 과정 또한 정치사회화의 일부분이다. ③ 창조기능: 정치문화는 그것이 전혀 자리 잡혀 있지 못한 신생국가에서 혹은 정치 변동을 거쳐 새로운 국가건설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조한다. ○ 중요한 것은 하나의 정치문화가 지속적으로 고착되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는 정치사회화와 재사회화를 거쳐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퇴보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